"골든 로드, 우리가 막았습니다"

박상진 2023. 11. 12.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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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로드, 저희가 막겠습니다." 이번 롤드컵 16강 스위스 스테이지 티저 영상 제일 마지막에 등장한 페이커가 남긴 말이다. 그리고 페이커와 T1 결국 골든 로드를 막았다. 그리고 T1은 이제 고척돔으로 향한다.

12일 부산광역시 동래구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4강 2경기에서 '페이커' 이상혁의 T1이 그랜드 슬램을 노리는 중국 LPL JDG를 격파했다. 1세트 빠르게 승리를 챙긴 T1은 2세트를 JDG에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3세트 공방전 끝 위기 상황에서 막판 아지르 궁극기로 '룰러' 박재혁을 날려 잡은 페이커의 활약으로 T1은 역습 한 방에 게임을 끝냈고, 마지막 4세트 역시 쉽지 않았지만 눈앳가시였던 '카나비' 서진혁을 연달아 잡으며 결국 T1이 결승에 진출했다.

당초 이번 롤드컵은 JDG의 우승이 점쳐지고 있었다. LPL 스프링과 MSI, 그리고 서머에서 연달에 우승한 JDG는 소속 선수인 카나비와 룰러가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차출되어 금메달을 획득하는 과정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보이며 선전했기 때문이다. 이어 벌어진 스위스 스테이지에서도 JDG는 가장 먼저 8강에 오를 정도로 기대를 받았다. 8강 kt 롤스터 전에서도 JDG는 3대 1 승리를 거뒀고, 이 과정에서 룰러가 슈퍼플레이를 보이며 결승 진출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대한민국 국가대표 팀에는 T1 선수도 있었다. 바로 '제우스' 최우제-'페이커' 이상혁-'케리아' 류민석 등 세 명이다. 이들 셋은 카나비-룰러와 함께 아시안게임에서 경험을 쌓으며 T1을 벗어나 다른 팀의 경험을 쌓았고, 이 경험을 가지고 팀을 강화했다. 이미 작년 롤드컵 결승에서 좌절을 맛본 '제오페구케'는 성적을 위해 자존심까지 버릴 수 있는 팀이었다. 8강 후 인터뷰에서 T1 정글 '오너' 문현준은 "자존심을 생각하기 보다는 피드백으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우선"이라고 인터뷰를 통해 밝힌 바 있다. 그리고 T1은 이날 그랜드 슬램을 노리던 JDG를 잡아냈다.
 

올해 T1의 시작은 불안했다. 지금 팀을 이끌고 있는 임재현 감독대행이 코치로 T1에 합류할 당시 반발 여론도 만만찮았다. 하지만 배성웅 전 감독이 하차한 이후 팀을 맡은 임재현 감독 대행은 실력으로 이를 증명했다. 16강 시작 전 만난 임재현 감독대행은 아래와 같이 말했다.

"역시 우승이 목표다. 그리고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 JDG가 가장 힘든 걸림돌이 될 거 같고, JDG를 넘는다면 충분히 대회 우승이 가능하다. JDG는 선수 개인의 교전 능력이나 이를 설계하는 능력이 다 좋다. 탑 라이너인 '369'가 이전에는 받쳐주는 픽을 했지만, 메타에 따라 공격적인 챔피언도 가능한 선수다. 그 부분을 조심해야 한다."

코인 토스에서 승리한 JDG는 1세트 레드 진영을 가져갔고, 탑 럼블을 꺼냈다. 임재현 감독 대행의 예상대로 상대가 막는 픽이 아닌 찌르는 픽을 꺼냈지만, 이는 이미 대회 전부터 임재현 감독 대행의 계산 내의 전략이었다. 실제로 경기 후 이야기를 나눈 JDG 369는 이날 패배에서 가장 아쉬운 점에 관해 "1세트 럼블을 열심히 준비해 왔다. 궁극기까지 동원하면서 어떻게든 잘 버티면 팀이 승리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라고 말했을 정도.

올해 시작 전 T1은 불안한 점도 많았고, 예상하지 못했던 악재도 연달아 터졌다. 하지만 T1은 결국 가장 큰 걸림돌인 JDG까지 잡아냈다. 2014년과 2018년 두 번의 한국 롤드컵에서 모습조차 드러내지 못했던 T1은 기어이 서울 고척돔에 자신의 자리를 만들었다. 상대는 T1이 없던 사이 한국에서 왕좌에 올랐던 '더샤이' 강승록, 그리고 과거 T1 감독으로 있었던 양대인 감독이 이끄는 WBG다.
 

박상진 vallen@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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