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청조, 삼성보다 부자… 사업 비밀 지켜라” 남현희가 코치들에 한 말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씨가 재혼 상대였던 전청조(27)씨와의 사기 공범 의혹을 전면 부인한 가운데, 남씨가 과거 코치들에게 전씨 재력을 과시하는 발언이 담긴 녹취가 공개됐다. 해당 녹취에서 남씨는 코치들에게 전씨가 부유층을 타깃으로 만든 ‘매널’ 학원 사업의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기도 했다.
채널A를 통해 10일 공개된 녹취에 따르면, 남씨는 지난 2월 코치들에게 “대표님(전씨)이 돈이 좀 되게, 굉장히 많다. SK랑 삼성보다 훨씬 많다. 미국 IT 회사 계열 회장님이셔가지고”라며 전씨 재력을 드러냈다.
남씨가 이 같은 발언을 한 건 전씨가 구상 중이던 매널 학원에 코치들을 영입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보인다. 남씨는 “기본적인 건 이렇게 얘기를 하고, 대표님이 직접 일요일에 (코치) 5명을 다 모아서 얘기를 한번에 하고 싶다더라”며 “그래서 일요일 저녁 식사 장소랑 이런 거는 대표님이 정해주실 예정”이라고 했다.
녹취에서 남씨는 전씨와의 친분을 ‘과시’했다. 남씨는 “대표님이 원래는 약간 귀찮기도 하고, 일이어서 직접 안 나서신다. 그런데 나랑 엄청 친하다. 그래서 나랑 막 반말하기도 한다”며 “(전씨가) ‘내가 도와줄까? 내가 할게’ 이러시더라”고 했다. 이어 “(전씨) 돈 엄청 많아. 진짜로. SK에서 IT 기술하는 거 알지 않느냐. SK에서도 도와달라고 하는 입장”이라며 전씨 능력을 재차 강조했다.
남씨는 전씨의 학원 사업을 철저히 비밀에 부칠 것을 요구했다. 코치들에게 비밀을 지켜달라며 언급한 금액은 1500만원. 남씨는 “왜 비밀 유지를 해야 하냐면 교육 방법이 조금 색다르고, 노출되면 다른 데서 따라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인 아이들 대상이 아니라 돈이 많은, ‘특별한 아이들’ 대상”이라며 “그래서 돈을 그만큼 줄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프라이빗하게 수업이 진행돼야 해서 네가 어디서 무슨 일을 한다는 걸 발설하지 않아야 한다. 보안 유지해달라는 의미로 1500만원을 주는 것”이라고도 했다.
남씨는 학원 사업 내용을 코치들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아이들 케어와 학부모 케어는 심리 선생님이 한다. 어떻게 보면 되게 편안한 직업”이라며 “(수강생들은) 배우는 게 굉장히 많은 애들이기 때문에 펜싱에 목을 맬 수가 없다. 그래서 한 명이 ‘저 아침 8시부터 10시까지 해주세요’ 하면 우리는 맞춰줘야 한다. 그다음 학생이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라고 하면 그 중간 텀에는 자유 시간을 가져도 된다”고 했다. 아울러 “펜싱장 장소는 하남쪽이 될 것”이라며 “거기 지금 건물 올리고 있는데 거의 다 올라갔다”고 했다.
이처럼 코치들에게 적극적으로 전씨 학원 사업을 홍보했던 남씨는 현재 공범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남씨 변호인은 지난 11일 “전씨는 상대를 만나자마자 엄청난 물량 공세로 환심을 산 뒤 결혼할 것처럼 속여 돈을 뜯어내는 사기 행각을 벌였다”며 “특히 이번 범행에서는 유명한 남 감독을 숙주로 주변 부유한 피해자를 노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씨는 남 감독에게 계좌 이체한 기록이 남아 있다는 점을 역이용해 사건을 재구성하고, 이를 교묘히 왜곡해 남 감독을 공범으로 몰고 가려 한다”고 했다.
지난 7일에는 남씨가 직접 “제가 뭐가 아쉬워서 그동안 쌓아왔던 명예를 실추시키면서까지 사기를 치겠나”는 글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남씨는 “전청조와 같이 지낸 것은 맞다. 그런데 전청조가 철저히 숨긴 것을 사기꾼인지 제가 어떻게 아느냐”며 “제가 받은 선물 벤틀리와 명품 옷, 액세서리 등 사기 쳐서 사준 거라고는 꿈에도 몰랐고 알고 난 후 바로 돌려주려 했지만, 절차가 쉽지 않았다”고 했다.
현재 전씨는 수십억원대 투자사기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상태다. 현재까지 접수된 피해자는 23명, 피해액은 2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씨를 상대로 한 여러 건의 고소 가운데 1건에선 남씨도 공범으로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고소인은 남씨가 운영하는 펜싱 아카데미 수강생 학부모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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