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양도세 완화 “결정 안 됐다”지만…정부, 공매도 이어 ‘총선 카드’ 만지작
대주주 기준, 상향 검토 중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식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대주주 기준 완화에 대해 방침이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최근 금융당국이 한시적 공매도 전면금지 조치를 실시한 데 이어 대주주 양도세 기준 완화 카드까지 다시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적인 세수 결손까지 감안하고 정부가 대주주 기준을 완화할 경우 지나친 포퓰리즘이란 비판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 부총리는 12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대주주 10억원에 대한 기준은 내년까진 유지하기로 여야 간 합의가 있었다”며 “대주주 기준 완화에 대해서 아직 방침이 결정된 건 전혀 없다”고 말했다.
현재 주식 양도세를 내는 대주주 기준은 종목당 10억원 이상을 보유하거나 특정 종목 지분율이 일정 수준(1~4%) 이상인 투자자다. 통상 주식을 거래하면 최대 0.25%의 거래세가 부과되는데, 대주주는 양도 차익의 20%를 세금으로 낸다. 대주주 기준은 2000년 도입 당시 100억원에서 2013년 50억원으로 하향 조정됐고, 2016년 25억원, 2018년 15억원을 거쳐 10억원까지 내려갔다.
최근 정부는 주식 양도세를 부과하는 대주주의 종목당 보유액 요건을 대폭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주주 기준 금액을 상향하면 상장 주식을 수십억원 이상 보유한 개인 투자자에게만 세금을 부과하게 돼 그만큼 과세 대상이 줄어든다. 현재로서는 종목당 보유액 요건을 10억원에서 최대 50억원 수준으로 상향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식 양도세 폐지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정부는 출범 시기부터 주식 양도세 과세 기준을 100억원 이상으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실제로 정부·여당은 지난해 세법 개정안에 주식 양도세 과세 기준을 100억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을 담아 추진하려 했지만 야당 반대로 무산됐다.
대주주 양도세는 대통령령인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 사항으로 국회 입법 절차 없이 정부가 입법예고와 국무회의 의결 등 절차를 거치면 시행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매도 금지에 이어 또 다른 증시 부양 정책을 꺼내려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날 추 총리는 “현재 시장의 여러 목소리를 듣고 있다”며 “변화가 있으려면 (야당과의) 협의 절차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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