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IRA 벽’에도 미 전기차 시장 2위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에도 올해 미국 내 전기차 등록 대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불리한 규제를 뚫고 테슬라에 이어 전기차 점유율 2위를 차지하며 순항 중이다. 12일 시장조사업체 익스페리언의 통계를 활용한 미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 보도에 따르면, 올해 1~9월 미국 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85만290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53만418대) 대비 61% 증가했다. 전체 자동차 등록 대수에서 전기차 비중도 5.2%에서 7.4%로 2.2%포인트 상승했다. 업체별로는 48만9454대가 등록된 테슬라가 57.4%로 1위를 달렸다. 이어 쉐보레(5만160대·5.9%), 포드(4만6547대·5.5%), 현대차(4만612대·4.8%) BMW(3만1209대·3.7%), 리비안(3만240대·3.5%), 메르세데스-벤츠(2만7484대·3.2%), 폭스바겐(2만7001대·3.2%), 기아(2만3304대·2.7%) 순이었다.

4위 현대차와 9위 기아를 합치면 등록 대수는 총 6만3916대(점유율 7.5%)로, 현대차그룹은 테슬라에 이어 2위 자리를 차지했다. 다만 테슬라와 현대차그룹의 등록 대수 차이는 무려 42만5538대로, 전기차 1·2위 간 격차는 컸다.

특히 원칙적으로 북미산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여파에도 현지 생산이 없는 현대차그룹이 선전했다. 현대차·기아가 미국에서 판매하는 전기차는 한국 공장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물량으로 보조금 지급 대상이 아니다. 현대차·기아는 IRA에서 예외로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한 ‘상업용 리스 전기차’ 판매를 늘리는 방식으로 이에 대응했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