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L이 우리를 막아야 할 것"…T1, 징동 잡고 결승行 [롤드컵 줌인]

이주현 2023. 11. 12.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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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결승에 진출한 LCK 2번 시드 T1 선수단 (제공=라이엇 게임즈)


“징동 게이밍(JDG)의 골든 로드, 저희가 막겠습니다”

국내 리그 LCK의 희망인 T1이 자신들이 했던 약속을 지켜냈다. T1은 오늘(12일) 부산 동래구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4강에서 중국리그 LPL 1번 시드 JDG를 세트스코어 3 대 1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T1은 이제 오는 19일에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LPL 4번 시드 웨이보 게이밍(WBG)과 소환사의 컵을 놓고 마지막 결전을 벌인다.

롤드컵이 시작되기 전부터 JDG는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2023 LPL 스프링,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LPL 서머까지 라이엇 게임즈가 주관한 모든 대회에서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롤드컵만 차지하면 해당 연도에 열린 모든 대회에서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는 상황이었다. 반면 T1은 올 한 해 열린 대회에서 준우승만 2회에 그치며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T1 입장에서 부담감도 컸다. 8강에서 LCK 팀인 젠지 e스포츠와 KT 롤스터가 LPL에게 무너지며 혼자 남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T1은 ‘LPL 킬러’의 면모를 뽐내며 결승에 올랐다. T1은 현재까지 롤드컵 다전제 기준 LPL 팀에게 전승을 기록 중이다. 이번 대회만 놓고 봐도 스위스 스테이지에서 LPL 2번 시드 빌리빌리 게이밍(BLG)을, 8강에선 3번 시드 리닝 게이밍(LNG)을 잡아냈다. 4강에서 JDG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고 결승에서 WBG를 만나면서 LPL의 모든 팀을 한 번씩 상대하게 됐다.

T1에게 패하며 '캘린더 그랜드슬램' 달성에 실패한 중국리그 LPL 1번 시드 징동 게이밍(JDG) 선수단 (제공=라이엇 게임즈)


1세트부터 T1이 서커스를 선보였다. 상체에는 메타 챔피언인 아트록스, 렐, 오리아나로 튼튼하게 구성했다. 그리고 바텀에서 이번 대회에서 나오지 않았던 진과 바드를 구성하면서 상대의 허를 찔렀다. 정글러 ‘오너’ 문현준과 탑 라이너 ‘제우스’ 최우제가 활약하며 초반부터 2킬을 올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이후 경기 시간 8분 50초 전령 싸움에서 상대를 둥지 안으로 몰아 넣으며 4킬을 쓸어 담았다. 주도권을 쥐고 몰아 붙인 T1은 이어진 드래곤 한타마다 킬을 쓸어담았다. 결국 24분 바론 둥지 근처에서 상대 선수를 모두 잡아내며 25분만에 JDG의 넥서스를 파괴했다.

2세트에는 JDG의 반격이 나왔다. JDG의 정글러 ‘카나비’ 서진혁의 바이가 종횡무진 활약하며 라이너들을 풀어줬다. 결국 성장에서 밀린 T1은 JDG의 탑라이너 ‘369’ 바이자하오의 크산테를 뚫지 못하고 경기를 내줬다.

4번째 롤드컵 우승에 도전하는 T1의 미드라이너 '페이커' 이상혁 (제공=라이엇 게임즈)


3세트도 불리했다. 서진혁의 오공이 2분경 바텀 다이브를 성공시키며 T1 원거리 딜러 ‘구마유시’ 이민형이 성장하지 못했다. 이후에도 JDG는 바텀을 중심으로 골드 격차를 벌려 나갔다. 하지만 T1이 용을 세 마리까지 챙기며 후반까지 갈 시간을 벌었다. 경기 시간 21분경 바론을 먹은 T1이 무리하게 상대를 잡으려다 오히려 킬을 내줬다. 이후 JDG가 29분경 바론 사냥까지 성공하며 진격했다. 하지만 그 순간 ‘페이커’ 이상혁이 아지르로 슈퍼토스를 선보이며 JDG의 원거리 딜러 ‘룰러’ 박재혁을 잡아내는데 성공하며 한번에 미드로 진격해 역전승에 성공했다.

4세트 초반에 킬을 내주며 불리하게 시작한 T1은 ‘케리아’ 류민석의 바드의 궁극기를 활용해 위험한 순간을 넘기며 착실히 성장을 이어갔다. 요네라는 깜짝 픽을 택한 최우제가 지속적으로 369를 압박하면서 시간을 벌었다. 기회를 엿보던 T1이 결국 경기 시간 20분경 서진혁의 벨베스를 잡아내고 21분경 바론 사냥에 성공했다. 이어진 22분 용 한타에서 환상적인 어그로 핑퐁으로 3킬을 기록하며 T1이 흐름을 완전히 바꿔 놨다. 27분경 네 번째 용을 앞두고 벌어진 한타에서 서진혁의 진입을 피한 이상혁이 반대로 상대를 잡아냈다. 이민형도 자신을 노리고 들어온 박재혁을 역으로 제압하며 T1이 우위를 점했다. 상대의 모든 억제기를 파괴한 T1이 경기 시간 31분만에 승리를 거뒀다.

T1은 결국 LCK의 마지막 불꽃을 결승까지 이어가게 됐다. LPL 2번 시드와 3번 시드 그리고 1번 시드까지 차례로 중국팀을 잡아내며 ‘LPL 불패신화’도 계속됐다. 이제 WBG만 이기면 T1의 ‘도장 깨기’ 우승은 마무리된다. 분명 4강까진 T1이 LPL 내전을 막아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LPL이 T1을 막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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