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선제골이 독 됐다→토트넘 뼈아픈 2연속 역전패, '뒷심 부족'에 울었다
전반전 초반 선제골, 하지만 역전 당하며 패배
[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선제골 넣었지만, 연속 역전패!'
축구에서 선제골의 중요성은 두 말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앞서 나가면 그만큼 승리 확률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이른 시간 선제골이 독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빨리 리드를 잡은 팀이 방심을 하기도 하고, 지키기 위한 전형 및 전술 변화로 추격의 빌미를 제공하는 상황도 꽤 나온다.
그렇게 보면, 이른 시간 선제골은 '양날의 검'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앞서면서 상대를 조급하게 만들고, 득점을 추가하면 완승 분위기를 맞을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동점을 허용하면 팀 사기가 0-0일 때보다 더 떨어진다. 때문에 지도자들은 이른 선제골 후 선수들의 정신 자세를 더 강조하곤 한다.
각설하고,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선두를 질주하던 토트넘이 연패의 늪에 빠졌다. 11라운드 첼시전과 12라운드 울버햄턴 원더러스전을 모두 졌다. 이른 선제골이 독이 됐다. 첼시전에서 전반 6분 만에 데얀 클루세프스키가 선제골을 터뜨렸다. 울버햄턴전에서는 전반 3분 만에 브레넌 존슨이 득점을 작렬했다. 하지만 역전패 당했다.
첼시전과 울버햄턴전 역전패는 내용적인 면에서는 완전히 달랐다. 첼시전에서는 퇴장과 부상자 변수가 생기며 무너졌다. 손흥민이 전반전 중반 추가골을 잡아냈지만 오프사이드 반칙이 선언되며 득점이 취소돼 아쉬움을 남겼다. 이후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데스티니 우도지가 퇴장을 당해 수적인 열세에 몰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키 판 더 펜과 제임스 매디슨은 부상으로 쓰러졌다. 토트넘은 공수 밸런스가 무너진 상황에서 맞불을 놓다가 후반전 막판 니콜라 잭슨에게 해트트릭을 얻어맞고 1-4로 패했다.
울버햄턴과 경기에서는 더 이른 시간에 리드를 잡았다. 주전들의 줄부상과 퇴장 징계로 정상적인 전력을 발휘하기 어려웠지만 승리 기회를 열었다. 그리고 울버햄턴의 공세를 적절히 잘 막아내며 승점 3 획득을 눈앞에 뒀다. 그러나 또다시 뒷심 부족에 땅을 쳤다. 후반전 추가 시간에 거짓말같이 동점골과 역전골을 얻어맞고 침몰했다. 2경기 연속 경기 마지막을 최악으로 끝내며 승점 획득에 실패했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잘 될 때가 있고 안 될 때가 있기 마련이다. 10라운드까지 토트넘은 승부처에서 강인한 모습을 보이며 무패 행진을 펼치고 선두에 올랐다. 손흥민을 정점으로 하는 날카로운 공격에 탄탄한 중원과 수비를 구축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퇴장과 부상의 덫에 걸리며 팀 전체 전력이 흔들렸고, 경기 막판 집중력 저하를 뚜렷히 드러내며 선두를 내주고 말았다.
2주간의 휴식 시간이 주어진 부분은 토트넘에 다행이다. 부상자 회복을 바라보며 팀 전열을 재정비할 수 있다. 플랜B에 대한 준비도 가능하다. 하지만 여전히 위기 그림자가 비친다. 판 더 펜과 매디슨의 결장이 꽤 길어질 것으로 예상돼 팀 컨디션이 시즌초반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휴식 시간 동안 얼마나 탄탄한 잇몸을 만드느냐가 부활 여부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 상대는 중상위권에 올라 있는 애스턴 빌라다.
[토트넘 선수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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