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지도자” “영광 재현”···박정희 좇는 윤 대통령
보름여간 세 차례 공개 언급
전통적 보수층에 구애 의도
윤석열 대통령은 12일 “새마을운동을 바탕으로 과거 고도성장의 대한민국을 다시 만들어내고 그 영광을 재현하자”고 말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위대한 지도자”로 호명했다. 보름여간 세 차례 박 전 대통령을 공개 언급하며 전통적 보수층과의 연결고리를 강화하는 행보를 지속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지난 한 달 ‘민생’ 언급과 함께 핵심 지지층에 소구하는 행보를 집중 부각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 ‘청년의 약속’ 선포식에 참석해 “새마을운동이 이제 고도산업사회에서 도시, 직장, 산업체 혁신을 주도하는 운동으로 발전하고 이 혁신이 지구촌으로 확산해 대한민국을 글로벌 중추국가로 우뚝 서게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과거 새마을운동을 두고는 “대한민국의 그동안의 눈부신 성장과 번영은 ‘우리도 한번 잘살아 보세’라는 국민들의 의지와 ‘하면 된다’는 신념이 있어 가능했다”면서 “이러한 의지와 신념을 이끌어준 위대한 지도자도 있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윤 대통령은 이어 “새마을운동이 청년 미래세대로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은 매우 기쁘고 고무적인 일”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박 전 대통령을 자주 언급해왔다. 지난달 26일 박 전 대통령 추도식에 현직 대통령 최초로 참석해 “박 대통령의 정신과 위업을 다시 새기(자)”고 말했다. 지난 7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나 “박정희 대통령 시절 국정운영을 되돌아보며 배울 점을 국정에 반영하고 있다”고 했다. 현 정부를 ‘박정희 시대’를 잇는 정부로 부각하며 보수층과의 접점을 늘리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관변단체 만나는 동안 ‘협치·통합’ 행보는 안 보여
지난달 11일 여권이 참패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이후 윤 대통령은 정책 소통 면에서는 민생 행보를 늘렸다. 통합과 협치 면에서는 한쪽 방향으로 흘렀다. 대구·경북, 박정희·박근혜 부녀 대통령과 접점을 늘리려는 행보가 눈에 띄었다. 지난달 27일 경북 안동을 찾았고, 10일 뒤에는 대구에서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 자택 등을 방문했다.
이날 행사까지 윤 대통령은 한국자유총연맹, 새마을운동중앙회,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등 3대 관변단체 행사에 모두 참가했다.
같은 기간 협치와 통합 신호는 크지 않았다.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는 ‘정치적 행사’라는 이유로 불참했다.
이틀 뒤 국회 시정연설에서는 전임 정부에 대한 비판은 자제했지만 야당과의 구체적 협치 방안은 담기지 않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처음 시정연설 전에 환담한 이후에도 윤 대통령과 야당 대표 간 회동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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