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성장 둔화에…LG엔솔·포드, 튀르키예 배터리 합작공장 ‘철회’

이재덕 기자 2023. 11. 12.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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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유럽 판매량 15% 증가 그쳐
경기침체 속 보조금 감소 등 영향
업계, 투자 축소·연기 ‘속도조절’

LG에너지솔루션과 포드가 튀르키예 기업과 함께 현지에 전기차용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하려 했던 계획을 철회했다. 최근 글로벌 전기차 수요 성장세가 둔화하는 상황을 고려해 새 공장을 짓기보다 다른 데서 만든 배터리셀을 들여오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튀르키예의 코치그룹은 11일(현지시간) 공시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포드와 함께 튀르키에 앙카라 인근에 설립하려 했던 배터리 합작공장 계획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코치는 공시에서 “포드·LG에너지솔루션·코치그룹은 앙카라 지역 배터리셀 생산 투자에 대한 검토를 거친 결과 현재 전기차 전환 속도가 투자하기에 적합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앞서 발표한 3사 간 양해각서(MOU)를 취소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들 3사는 지난 2월 앙카라 인근 바슈켄트 지역에 2026년 양산을 목표로 약 25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초 ‘SK온’과 추진했던 합작공장이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진척되지 않자 포드·코치 측이 파트너를 LG에너지솔루션으로 바꾼 것이었다. 합작공장에서 나오는 배터리는 포드와 코치의 합작사인 ‘포드 오토산’이 생산하는 전기밴 ‘E-트랜짓’ 등 포드가 유럽시장을 중심으로 판매하는 전기 상용차에 공급될 예정이었다.

3사의 배터리 합작공장 철회 결정은 전기차 시장 규모 2위인 유럽에서 전기차 성장세가 둔화하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 전기차 시장조사기관인 ‘EV볼륨스’에 따르면, 유럽에서 전기차 판매량은 2020년 140만대에서 2021년 233만대로 66% 급증했지만, 지난해에는 판매량이 268만대 수준으로 15% 증가에 그쳤다. 경기침체 속 보조금 감소, 고금리, 부족한 충전 인프라, 전기요금 인상 등이 전기차 성장률 둔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선 유럽뿐 아니라, 전기차 시장 규모 1위 중국과 3위 북미까지 성장세 둔화 신호가 나타나면서 업계에서는 관련 투자를 줄이거나 연기하는 등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포드는 미국 켄터키주에서 SK온과 합작 설립하기로 했던 배터리 2공장 계획을 연기했다. 제너럴모터스(GM)는 미국 미시간주 전기차 공장 가동 시점을 1년 늦췄다. 폭스바겐 역시 동유럽에 건설하려던 배터리 공장 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 전기차 판매 둔화와 투자 축소에 따라 당분간 배터리 업계 수익성도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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