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마라톤’ 만든 이 남자…“인싸 아니라도 즐길 수 있어야 축제”
평범한 생명공학도, 축제빠져 행사기획자로
반려견 유기문제 알리려 ‘개통령’ 강형욱 합심
국내 유일의 반려견 동반 마라톤 ‘댕댕런’에는 이날 6000명 이상의 견주가 참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 최대 규모 반려견 행사로 성장한 댕댕런의 기획자 윤명호 1986프로덕션 대표를 최근 매일경제가 인터뷰했다.
댕댕런은 ‘개통령’으로 불리는 강형욱 훈련사의 보듬 컴퍼니와 윤 대표의 1986프로덕션 컴퍼니가 공동 주최하는 대회다. 윤 대표는 반려견 유기·학대 문제를 알리고 싶어 강 훈련사와 함께 행사를 기획했다. 그는 “댕댕런을 기획한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반려견들의 전반적인 삶의 질이 훨씬 열악했다”며 “유기나 학대가 만연했고, 평생 갇힌 채로 피를 뽑히는 공혈견 문제는 지금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댕댕런 개최 첫해인 2017년, 불법 개 농장의 개들을 구조해 해외로 입양 보내는 캠페인을 함께 진행했다. 이듬해 프로젝트는 시골에서 평생을 1m 길이의 목줄에 묶여 사는 개들의 생활환경을 개선해 주는 것이었다. 2020년부터는 댕댕런 참가자 1인당 사료 1kg을 유기견 보호소에 기부하는 중이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하는 행사인 만큼 안전사고 예방도 철저해야 한다고 윤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원칙은 참가 반려견 수가 사람보다 많으면 안 된다는 것”이라며 “반려견 두마리를 참석시키고 싶다면 보호자도 두명 이상이 와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은 상식이 된 반려견 목줄 착용, 맹견 참가 금지 원칙도 초기 행사부터 적용됐다. 매년 규모를 키워온 댕댕런의 안전 수칙이 이제 국내 반려견 행사의 표준이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기획자가 즐겁지 않으면 행사도 재미없어진다고 말하는 윤 대표는 축제 마니아다. 그는 “대학생 때 처음 가본 록 페스티벌에 꽂혀 이후 전국의 축제를 섭렵했다”며 “뮤직·DJ 페스티벌부터 산천어 축제까지 안 가본 종류의 축제가 없다”고 회상했다. 축제가 너무 좋아 행사 기획자가 됐고, 나이 서른에 직접 회사까지 차리게 됐다는 설명이다.
윤 대표는 댕댕런 같은 행사가 매년 열리는 것만으로도 반려견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수천마리의 반려견과 견주들이 한 자리에 모여 즐기고, 이런 행사가 논란 없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는 모습이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사람들의 인식도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언젠가 광화문 한복판에서 댕댕런을 개최하고 싶다”는 윤 대표는 “개 식용 국가로 알려진 한국에서 기획한 댕댕런을 해외로 수출하는 게 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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