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대상 함정우 "아내 말 잘 들어서 …"
5㎞ 달리기·새벽 퍼트 연습
힘들었지만 가장 큰 도움 돼
보너스 1억으로 해외 도전장
박상현은 두 번째 상금왕
최저타수상까지 '2관왕'
내달 군입대 앞둔 신상훈
3차 연장서 전성현 제압
함정우는 "우승을 놓친 것은 아쉽지만 꾸준히 잘 친 선수에게 주는 '대상'을 받아 뿌듯하다"면서 "사실 아이를 낳고 시즌 초반에 성적이 안 나와서 아내가 너무 힘들어했다. 오늘 받은 제네시스 대상으로 짐을 덜어준 것 같아 다행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4월부터 치열하게 진행된 올 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가 12일 LG 시그니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으로 막을 내렸다. 시즌 최종전으로 내년 시드를 확정한 제네시스 대상과 상금랭킹 70위 이내 선수만 모인 왕중왕전. 이날 3차전까지 이어진 연장전 끝에 다음달 군입대를 앞둔 신상훈이 짜릿한 버디로 전성현을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지난해 6월 KPGA 선수권 대회에서 생애 첫 승을 올린 신상훈은 약 1년5개월 만에 개인 통산 2승 고지를 밟았다. 무엇보다 오는 12월 입대를 앞두고 있어 우승이 더욱 특별했다.
신상훈은 "한 달 뒤 입대하는데 이게 '마지막'이라고 여기면 집중력이 떨어져서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을 바꾼 뒤 집중하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기뻐했다.
이날 활짝 웃은 선수는 신상훈뿐만이 아니다. 함정우와 박상현도 가슴 뿌듯한 '타이틀'을 거머쥐고 기분 좋게 시즌을 마무리했다. 함정우는 이날 공동 4위로 끝내며 생애 처음 '제네시스 대상'을 거머쥐었고 박상현은 생애 두 번째 상금왕과 세 번째 최저타수상(덕춘상)의 주인공이 됐다.
특히 가장 치열했던 대상 경쟁에서 승리한 함정우는 어느 때보다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는 "우승을 놓친 것은 아쉽지만 가장 꾸준하게 잘 친 선수에게 주는 '대상'을 받아 뿌듯하다"며 "시즌 초반 부진할 때 사람들이 '아이 낳아서 그런가'라는 말을 많이 했다. 예쁜 딸을 낳아서 좋은데 뭔가 죄인이 된 것 같았다"고 돌아봤다.
올 시즌 초반만 해도 중·하위권에 머물던 그를 바꾼 것은 프로골퍼인 아내 강예린이다. "제가 좀 뚱뚱해서 지구력이 약하다. 그런데 하반기를 앞두고 7월에 아내가 운동장을 5㎞씩 뛰라고 해서 사실 억지로 했다. 그런데 아내가 '지금 뛰어야 우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털어놨다. 또 "무조건 새벽 5시에 깨워서 퍼트 연습하라고 내보냈다"고 말했다.
진짜 거짓말처럼 하반기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 우승 1회를 포함해 '톱5'에 7차례나 올라 데뷔 이후 최고의 성적을 낸 것이다. 상금도 6억원(6억3252만3863원)을 넘겼다. 또 제네시스 대상으로 KPGA 코리안투어 5년 시드와 보너스 1억원, 제네시스 차량을 받았다. 유럽(DP월드투어) 시드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퀄리파잉스쿨 최종전 참가 자격은 덤이다.
골프 선수 인생에서 최고의 한 해를 보낸 함정우.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고 강조한 그는 다음달 8일부터 열리는 'LIV 골프 프로모션 대회'에 출전한 뒤 바로 미국 플로리다로 날아가 14일 시작되는 PGA 투어 퀄리파잉스쿨 최종전에 합류한다. 함정우는 "대상 보너스 1억원은 경비로 쓸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해외에서 최대한 도전해볼 예정"이라며 "가장 원하는 것은 PGA 투어다. 잘 쳐서 온 가족이 미국에서 정착하는 것이 목표"라고 각오를 전했다.
자신감도 있다. "기술적으로는 많이 모자랄 것 같지 않다"고 말한 그는 "환경적인 부분에서 잘 적응하기 위해 거리도 조금씩 늘리고 체력적으로도 준비를 잘해서 한번 부딪혀 보겠다"며 힘주어 말했다.
박상현은 이날 2타를 더 줄이며 합계 3언더파 281타 공동 12위로 대회를 마쳤다. 내심 대상과 코리안투어 시즌 최다 상금 신기록을 원했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그래도 얼굴은 밝았다. 박상현은 상금 7억8217만6100원을 만들며 생애 두 번째 '상금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파주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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