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이 슌지 감독 "'러브레터', 내 인생에 다신 없을…꿈처럼 느껴진다" (뉴스룸)[종합]
[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영화 '키리에의 노래'로 7년 만에 한국을 찾은 일본 영화계의 거장 이와이 슌지 감독이 12일 종합편성채널 JTBC '뉴스룸' 인터뷰 코너에 출연했다.
이와이 슌지 감독은 한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대표작 '러브레터'를 언급하며 "제 인생에 다신 없을 정도로 좋은 결과를 보여준 작품이다. 지금도 그 시절은 꿈처럼 느껴지고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그 덕분에 지금도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것 같고 팬들에게 감사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좋아하는 한국 영화로는 이창동 감독의 영화 '오아시스'를 꼽고 "지금까지 잊을 수 없는 작품"이라며 "제가 영화를 만드는 방식, 작풍과 좀 닮았다고 해야 할까. 굉장히 리얼한 부분과 판타지한 면, 동시에 순수한 느낌도 공존한다. 마지막에 마음이 찡해지는 그런 느낌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1일 국내 개봉한 '키리에의 노래'는 노래로만 이야기하는 길거리 뮤지션 키리에(아이나 디 엔드), 자신을 지워버린 친구 잇코(히로세 스즈), 사라진 연인을 찾는 남자 나츠히코(마츠무라 호쿠토) 세 사람의 비밀스러운 사연을 들려줄 감성 스토리로 2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와이 슌지 감독은 '키리에의 노래'를 연출하게 된 계기에 대해 "제 고향이 재해지였던 센다이라서 언젠가 영화로 이 소재를 다룰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곤 했다. 영화에 나오는 재해와 관련된 장면들은 그 당시 소설에 적었던 부분들이다. 10년 전 썼던 단편 소설과 융합이 돼서 '키리에의 노래'라는 하나의 형태로 태어난 셈"이라고 말했다.
이와이 슌지 감독은 이어 "재해라는 걸 하나의 큰 사건으로 바라보는 관점도 있지만 개개인이 재해를 마주하는 관점은 또 각자 다를 것"이라며 "가까운 사람이 죽는 경험들, 그때 겪을 감각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했다"고 부연했다.
이와이 슌지 감독은 또 "이번 영화를 만들면서 깨달은 건 음악과 영화가 융합했을 때 음악이 가진 강렬함이나 파워도 있지만 동시에 음악이 그리는 어둡고 무거운 부분이 생긴다는 점이었다"면서 "저도 이번에 깨달은 부분이었다"고 했다.
관객들에겐 "지금까지 그래왔고 이번에도 그랬지만 처음부터 메시지를 정해놓고 영화를 만들기보다 저 역시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면서 계속 찾고 있는 것 같다. 음악도 이야기도 모든 걸 다 느껴주시고 관객 분들이 언어로 표현해주시길 기다리고 있다"며 "러브레터를 써달라는 이야기는 아니고 SNS를 통해 여러분의 언어로 들려주신다면 '아 내가 만든 게 이런 영화였구나'라고 저도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와이 슌지 감독이다.
OTT(온라인 동영상서비스) 시대에 대한 생각도 밝힌 이와이 슌지 감독은 "보시는 분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각자 다르게 즐길 뿐 저는 그 자체에 부정적이진 않다. 창작자 입장에선 그저 예고편만 봐주어도 감사한 일이다. 영화 포스터 앞에 잠깐 서서 '재밌겠다' 생각하고 영화를 보지 않는다고 해도 괜찮다. 그 잠깐의 시간, 한 사람의 인생에 아주 잠깐이라도 제 작품에 관심을 보여준 거지 않나"라며 " 어쩌면 지금의 여러 가지 형태로 봐주시는 그런 모든 것들이 감사하게 느껴지는 그런 나이가 된 것 같기도 하다"고 했다.
['뉴스룸' 이와이 슌지/ JTBC 방송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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