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 한파에 전국이 꽁꽁... 일찍 시작된 시민들 '겨울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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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패딩에 목도리까지 했는데도 너무 추워요. 11월 날씨 맞나요."
올가을 갑작스레 찾아온 추위에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이른 추위에 시민들도 서둘러 겨울나기 준비를 재촉했다.
한 시간 정도 줄을 선 김모(68)씨는 "국밥 한 그릇에 1만 원씩 해 근처에서 해결해야 한다"며 "올겨울 추위에 대비해 누비바지를 하나 장만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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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감소·난방비 부담 걱정하는 상인들
방한용품 인기는 상한가, 주중 누그러져
"롱패딩에 목도리까지 했는데도 너무 추워요. 11월 날씨 맞나요."
올가을 갑작스레 찾아온 추위에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시민들의 옷차림은 한층 두툼해졌고, 예년보다 두 달 앞선 한파로 겨울이 길어질까 봐 상인들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이른 추위에 시민들도 서둘러 겨울나기 준비를 재촉했다.
아침 기온이 영하 3도까지 떨어진 12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상인들이나 손님이나 온몸을 방한용품으로 중무장한 채 흥정을 하고 있었다. 가게 문 앞엔 바람을 막는 투명 가림막이 곳곳에 설치됐고, 방한용품들이 진열됐다. 겨울옷을 사러 나온 채은수(74)씨는 모자를 쓰고 패딩 옷깃을 여몄다. 그의 진돗개 역시 빨간색 패딩 차림으로 시장 나들이에 나섰다. 채씨는 "옷값, 난방비 등 생활비가 여름보다 30만 원이 더 들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야외 노동자들은 걱정이 더 크다. 상인 안모(52)씨는 "불이 날까 봐 시장 측이 난방을 못 하게 한다"고 했다. 김모(74)씨도 "체감온도가 영하 10도는 족히 돼 비니에다 상의도 여러 겹 입고, 두꺼운 바지까지 껴입었다"고 말했다. 경비로 일하는 조정이(68)씨는 "벌이가 200만 원도 안 되고, 물가가 너무 올라 도시락을 싸 갖고 다녔는데 날이 추워 밥이 딱딱해지기 일쑤"라며 한숨 쉬었다.
오전 11시쯤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 무료급식소를 찾은 어르신들도 힘겹게 추위와 싸우는 중이었다. 한 시간 정도 줄을 선 김모(68)씨는 "국밥 한 그릇에 1만 원씩 해 근처에서 해결해야 한다"며 "올겨울 추위에 대비해 누비바지를 하나 장만했다"고 말했다. 서로 핫팩을 나누며 추위를 녹이는 장면도 더러 눈에 띄었다.
이번 추위는 예년보다 훨씬 빨리 찾아왔다. 지난해 첫 한파경보는 11월 30일, 2021년에는 12월 24일 발령됐다. 이달 초만 하더라도 아침기온이 10도 안팎이었던 점을 떠올리면 같은 달 날씨가 맞나 싶을 정도다.
식당 상인들은 벌써부터 난방비 부담에 시름이 깊다. 종로3가 인근에서 국밥집을 10년째 운영하는 김충기(58)씨는 "날이 추우면 유동인구 자체가 줄어드는데, 보일러나 전기 히터는 종일 가동해야 해 난방비가 평소의 2배는 더 든다"고 푸념했다. 옷 장사를 하는 김모(60)씨 역시 "여름에 전기료가 100만 원가량 나왔는데, 이번엔 '난방비 폭탄'을 맞을까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시민들도 이른 동장군의 기세에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김대현(32)씨는 "수도가 동파될지 몰라 물을 조금씩 흐르게 놔두고 있다"고 했고, 대학생 신모(20)씨는 "다음 주부터 롱 패딩을 입고 학교에 등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방한용품 인기는 쑥 올랐다. 11일 네이버 데이터랩에 조회된 '코트' 클릭량은 일주일 전인 5일 60건에서 이날 100건으로, '패딩'은 21건에서 100건으로 치솟았다. 패딩과 코트 관련 상품이 패션의류 인기검색어 상위 1~10위를 휩쓸었다.
다만 이번 한파는 14일부터 누그러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비가 내린 뒤 주중엔 평년 기온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6일에도 '수능 한파'는 없을 것 같다.
서현정 기자 hyunjung@hankookilbo.com
전유진 기자 xxjinq@hankookilbo.com
김태연 기자 ty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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