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국방장관, 내년부터 체계적 3자 훈련 실시 합의

박은경 기자 2023. 11. 12.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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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중 ‘다년간 3자 훈련 계획’ 수립하기로
장기적 3국 안보협력 틀을 쌓으려는 의도
북 미사일 경보 실시간 공유 12월 중 가동
신원식 국방부장관(왼쪽)은 12일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가운데)과 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대신(오른쪽)과 함께 3국 국방장관회의를 개최했다. 사진 국방부

한국과 미국, 일본은 올해 중 ‘다년간의 3자훈련 계획’을 수립하고 내년부터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3자훈련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한·미·일 정상이 지난 8월 캠프 데비이드에서 “3국 안보 협력을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장기적 3국 안보 협력 틀을 쌓으려는 의도로 읽힌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상은 12일 화상으로 3자 국방장관 회담을 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하며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 전날 서울에 도착한 오스틴 장관과 신 장관은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회의에 참석했고, 기하라 방위상은 도쿄에서 화상으로 참여했다.

3국 장관은 북한 미사일에 대한 탐지·평가 역량을 증진하기 위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 체계 가동 준비가 현재 마무리 단계라고 평가하고, 12월 중 체계를 가동하기로 합의했다.

한·미·일은 지난해 11월 프놈펜에서 열린 3국 정상회담에서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에 합의하고 이행 방안을 논의해왔는데 1년여만에 실현을 눈앞에 둔 셈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군사정찰위성 발사와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무기 거래에 대해 규탄하고 대응 조치를 언급했다. 3국 장관은 “올해 두 차례의 북한 주장 우주발사체 발사와 재발사 시도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모든 발사를 금지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심각한 위반 행위”라며 “국제사회와 협력해 단호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한의 핵 개발을 단념시키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견인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모든 국제사회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만해협 문제와 관련해서는 유엔해양법협약 등 국제법에 부합하지 않는 행동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 “항해와 상공비행의 자유, 여타 합법적인 해양의 이용을 포함한 국제질서를 완전히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국가를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중국을 겨냥한 발언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선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보전, 독립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3국은 2020년 이후 3년간 중단됐던 차관보급 회의인 한·미·일 안보회의(DTT)가 지난 4월 재개되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이 정상화되는 등 3자 안보협력이 어느 때보다 활발히 추진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회의는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결정된 사안들의 후속 논의를 이어가는 차원에서 신 장관의 제안으로 마련됐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3국 국방장관 회담은 지난 6월 싱가포르 샹그릴라 대화(아시아 안보회의) 계기에 열린 이후 5개월 만으로, 다자회의 계기가 아닌 단독으로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을 개최한 것은 처음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추진해 온 한·미·일 협력의 핵심은 안보 군사 분야 협력이다. 최근 고도화되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명분으로 3국간 안보 협력은 가속도가 붙고 있다. 그러나 3국 틀 속에서 속력을 내는 일본과 안보 협력, 미국의 대중 견제 노선 합류로 인한 대중 관계 악화 등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윤 대통령은 1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미·일 협력에 불을 당길 예정이다. APEC 계기에 미·일 정상을 만나 경제·안보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APEC 주간에 열리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정상회의에도 참석한다. IPEF는 중국을 겨냥한 미국 주도의 경제협력체로 한·미·일과 호주, 인도 등 14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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