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캠페인'에 의지? '규제' 빠진 환경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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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일회용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전주의 한 대학가에서 음료 포장 시 '공유 다회용 컵'에 담아 갈 수 있는 제도를 운용 중입니다.
취지는 좋지만 불편함이 뒤따르다 보니 아주 극소수만 동참할 뿐, 대부분 외면하는 것이 현실인데요, 최근 환경부까지도 일회용품 규제를 유예하는 등 정부 정책마저 오락가락하면서 쓰레기 감축이 또다시 개인의 의지에만 맡겨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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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회용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전주의 한 대학가에서 음료 포장 시 ‘공유 다회용 컵’에 담아 갈 수 있는 제도를 운용 중입니다.
취지는 좋지만 불편함이 뒤따르다 보니 아주 극소수만 동참할 뿐, 대부분 외면하는 것이 현실인데요,
최근 환경부까지도 일회용품 규제를 유예하는 등 정부 정책마저 오락가락하면서 쓰레기 감축이 또다시 개인의 의지에만 맡겨지고 있습니다.
◀리포트▶
전주의 한 대학가 카페, 내부에 컵 반환기가 놓여 있습니다.
지난 7월부터 전북대와 고사동 일대 20여 개 카페에서 공유 ‘다회용 컵’을 제공하고 있는 겁니다.
전북지속가능발전협의회의 “플라스틱 없는 전북 만들기” 사업의 하나로, 갈수록 심각해지는 일회용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민참여형 캠페인이지만, 반응은 시원찮습니다.
[이영실 / 우아동]
“써야 하는데 매번 세척하는 게 쉽지는 않으니까 그게 좀 어려운 거 같아요. 벌금이나 이런 게 있으면 덜 하지 않을까 싶고.."
쓰레기를 줄여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당장 불편함과 번거로움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목서윤]
"이렇게 공유 컵에 받은 음료는 매장 밖에서도 사용 가능하고, 원할 때 컵을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받는 방식인데요. 아직 익숙지 않은 데다 강제성도 없어서 사용자가 많지 않습니다."
[권나은 / 전북대 ‘ㅂ’카페 대표]
"(어림잡아 하루에 몇 개 정도 공유컵이 나가는 것 같아요?) 하루로 말하기 어려울 만큼 한두 달에 한 4개? 4-5개 이렇게.."
전북지속협에 따르면, 전주에서 공유 다회용 컵을 사용한 횟수는 월평균 128회로 의미 있는 반향을 일으키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다회용기를 지참할 경우 할인 혜택을 주는 전주시의 ‘용기내 전주’, 2019년에 시행한 공유 컵 사업 ‘제프리’ 등의 캠페인도 마찬가지.
반짝 시민의 자발적 참여를 독려할 뿐, 사업 기간이 끝나면 흐지부지 자취를 감추고 맙니다.
[김현우 / 전북지속가능발전협의회 간사]
“자발적으로 참여를 시키는 게 한계가 좀 보이긴 하더라고요. 단발성으로 이벤트나 캠페인을 진행하는 거는 되게 좋아해요. 그런데 이걸 지속성 있게 계속 사용하게 하는 건 (어렵다)"
결국 내실 있는 변화를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을 강조하기보다 ‘규제’가 동반된 ‘시스템 전환’이 필수.
그런데도 환경부는 소상공인의 어려움, 일회용을 선호하는 일부 시민을 이유로 매장 내 일회용 종이컵, 플라스틱 빨대 등의 사용 규제를 사실상 철회했습니다.
환경단체는 애써 계도 기간을 거쳐 일상화하던 일회용품 절감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며 오락가락한 정책에 심한 유감을 나타냈습니다.
[김나라 /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이너]
“사실은 이게 생산 단계에서 오염이 대부분 발생한다면 정부 차원에서 강력한 정책이 유일한 방법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소상공인을 위해 다른 방법의 지원을 해줬어야 맞지 않나.. (정부가) 진짜 쉬운 방법을 선택한 것 같습니다.”
연간 37억 개씩 쏟아지는 국내 일회용 컵 쓰레기.
국가 차원의 환경 정책이 후퇴하면서 환경오염과 자원낭비에 대한 책임이 또다시 오롯한 개인의 실천 영역으로 남고 말았습니다.
지구 새로 봄, 전주MBC 목서윤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
그래픽: 안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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