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와이 슌지 감독 "내 영화의 메시지, 관객 통해 답 찾아가"

강지영 2023. 11. 12.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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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JTBC 뉴스룸 / 진행 : 강지영

[앵커]

영화 러브레터. 지금까지도 한국인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일본 멜로 영화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일본 영화계의 거장, 이와이 슌지 감독을 뉴스룸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이와이 슌지/영화감독 : 안녕하세요.]

[앵커]

감독님이 한국 분들을 만나면 이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듣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잘 지내셨습니까.

[이와이 슌지/영화감독 : 아, 잘 지냅니다. 저는 잘 지냅니다.]

[앵커]

'러브레터' 이후 한국 팬들이 너무 많다 보니까 한국 팬들을 볼 때마다 조금 더 가까운 느낌을 받으실 것 같기도 해요. 많이 환영해주시기도 하고요.

[이와이 슌지/영화감독 : 러브레터는 제 인생에 다신 없을 정도로 좋은 결과를 보여준 작품이라서요. 지금도 그 시절은 꿈처럼 느껴지고, 실감이 잘 나지 않습니다. 그 덕분에 지금도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것 같고요. 팬들에게 감사드리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앵커]

한국에서 감독님의 대표작은 어쨌든 가장 많이 사랑받은 건 러브레터인데, 감독님이 꼽는 한국 영화의 대표작, 한국영화 하면 떠오르는 작품이 있을까요?

[이와이 슌지/영화감독 :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건 오아시스라는 영화입니다. 지금까지 잊을 수 없는 작품이고요.]

[앵커]

그 영화의 어떤 점이 좋으셨습니까.

[이와이 슌지/영화감독 : 제가 영화를 만드는 방식, 작풍과 좀 닮았다고 해야 할까요. 굉장히 리얼한 부분과 판타지한 면, 동시에 순수한 느낌도 공존해요. 마지막에 마음이 찡해지는 그런 느낌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어요.]

[앵커]

이번엔 영화 키리에의 노래로 돌아오셨습니다. 동일본 대지진을 영화의 중심이 되는 소재로 쓰신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요.

[이와이 슌지/영화감독 : 제 고향이 재해지였던 센다이라서 언젠가 영화로 이 소재를 다룰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곤 있었어요. 영화에 나오는 재해와 관련된 장면들은 그 당시 소설에 적었던 부분들이에요. 10년 전 썼던 단편 소설과 융합이 되어서 키리에의 노래라는 하나의 형태로 태어난 셈입니다.]

[앵커]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해서 영향을 입은 네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그리면서도 감독님 특유의 그 감성과 설렘을 담아내는 걸 놓치지 않으셨어요. 밸런스를 유지하는 게 참 어려운 작업일 것 같아서요.

[이와이 슌지/영화감독 : 재해라는 걸 하나의 큰 사건으로 바라보는 관점도 있지만, 개개인이 재해를 마주하는 관점은 또 각자 다를 거거든요. 가까운 사람이 죽는 경험들, 그때 겪을 감각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했어요.]

[앵커]

감독님께서 표현하신 이 영화에 대한 설명이 사연이 더해진 일종의 라이브 콘서트 같은 영화다. 음악으로 이야기를 좀 끌어가는, 그런 식으로 전개가 되거든요.

[이와이 슌지/영화감독 : 이번 영화를 만들면서 깨달은 건 음악과 영화가 융합했을 때 음악이 가진 강렬함이나 파워도 있지만, 동시에 음악이 그리는 어둡고 무거운 부분이 생긴다는 점이었어요. 음악이 그런 분위기를 끌어내주는 힘을 가진 게 아닐까 싶어요. 저도 이번에 깨달은 부분이었어요.]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음악이 어둡고 무거운 역할을, 효과를 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음악은 치유의 힘이 있기 때문에 감독님께서 그 소재를 영화에 잘 녹여내시는 게 아닐까 싶거든요.

[이와이 슌지/영화감독 : 영화에 음악이 들어간다는 건 가사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작업이잖아요. 가사를 영상으로 표현해보니 제가 상상했던 것보다 노래는 우리 인간의 고통이나 아픔을 그리고 있더라고요. 그걸 음악으로 들으면서 우린 치유가 되는 거고요.]

[앵커]

이 영화를 통해서 감독님이 어쨌든 주고 싶었던 메시지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여쭤보게 돼요.

[이와이 슌지/영화감독 : 지금까지 그래왔고 이번에도 그랬지만, 처음부터 메시지를 정해놓고 영화로 만든다기 보다는 저 역시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면서 무언가를 계속 찾고 있는 것 같아요. 처음부터 메시지를 정해놓진 않아요. 음악도 이야기도 모든 걸 다 느껴주시고, 관객분들이 언어로 표현해주시길 기다리고 있어요. 러브레터를 써달라는 이야기는 아니고요. SNS를 통해서 여러분의 언어로 들려주신다면 '아, 내가 만든 게 이런 영화였구나'라고 저도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앵커]

감독님께서 소소하지만 가슴에 와 닿는 순간을 영화에 담고 싶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사실 영화시장도 많이 달라졌고 OTT라는 것들이 생기기도 했고, 뭔가 조금 더 자극적이고 뭔가 조금 더 빠른 템포의 그런 것들에 익숙한 대중들이 많다보니까, 이 호흡을 어떻게 이 간극을 메워야 할까 고민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이와이 슌지/영화감독 : 보시는 분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각자 다르게 즐길 뿐 저는 그 자체에 부정적이진 않아요. 창작자 입장에선 그저 예고편만 봐주어도 감사한 일이거든요. 영화 포스터 앞에 잠깐 서서 '재밌겠다' 생각하고 결국 영화를 보지 않는다고 해도 괜찮아요. 그 잠깐의 시간, 한 사람의 인생의 아주 잠깐이라도 제 작품에 관심을 보여준 거잖아요. 어쩌면 지금의 여러 가지 형태로 봐주시는 그런 모든 것들이 감사하게 느껴지는 그런 나이가 된 것 같기도 합니다.]

[앵커]

감독님 말씀하신 것처럼 어떤 식으로든 관객들에게 마음에 와닿았으면 좋겠다, 그 바람이 관객들에게 와닿기를 바라겠습니다. 오늘 인터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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