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폭압 단속에 짓밟히는 이주노동자 인권, 정부 방관 말라
정부가 미등록 이주민 단속을 강화하면서 인권 침해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8일엔 법무부 직원이 이주노동자의 목을 조르며 밖으로 끌어내는 장면이 찍힌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왔다. 이 영상이 확산하면서 아시아 누리꾼들 사이에서 “한국에는 인권이 없냐” “동물처럼 끌고갔다”라는 반발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말로는 ‘다문화사회’ ‘인권국가’를 지향하는 한국의 부끄러운 두 얼굴이 아닐 수 없다.
영상을 보면, 지난 7일 경북 경주의 한 공단에서 출입국외국인사무소 남성 직원이 피해 여성의 목을 팔로 감아 5초쯤 조른 뒤 다른 직원에게 “잡아달라”며 인계하는 모습이 담겼다. 인계받은 직원은 여성이 몸을 빼려 하자 반말을 했다. 법무부 훈령인 ‘출입국사범 단속 과정의 적법 절차 및 인권보호 준칙’은 단속 과정에서 외국인 등에 대해 폭언이나 가혹행위 또는 차별적 언행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여성 외국인 단속 시엔 여성 직원이 투입돼야 한다. 법무부 측은 불가피한 조처였다고 해명했지만, 명백한 인권침해가 아닐 수 없다.
열악한 노동·생활 환경에서 살고 있는 노동자는 이뿐이 아니다. 툭하면 임금 체불하고, 인종·민족 차별적 폭언이나 성폭력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이주노동자 인권을 침해하는 악덕 기업 행태에 눈감고 손쉽게 착취할 수 있는 구조를 방치할 게 아니라, 그 현장부터 법이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주노동자 현실은 외면한 채 단속에만 열을 올린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임금이 낮고 위험한 업종과 농·어업 인력난을 외국인 노동자로 충원해온 지 오래됐다. 하지만 정부 정책 논의는 여전히 인력 도입에만 집중돼 있다. 우리 사회가 이주노동자의 인권에는 무심하고 뒷전이라는 뜻이다. 이주노동자에게 최후의 보루였던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예산마저 전액 삭감돼 내년부터는 문을 닫아야 할 형편이다. 정부가 늘어나는 외국인 노동자의 행정·생활·정착 지원을 늘려야 할 판에 있던 시설마저 폐쇄하고 있는 꼴이다.
한국은 점차 다문화사회로 가고 있다. 그들의 입출국 관리를 철저히 하되 인권친화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주노동자에 대한 시각부터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이들이 꼭 필요한 우리의 이웃임을 인정하고, 대한민국의 일원이자 시민으로 살 수 있도록 우리 사회의 시민의식도 더욱 성숙해져야 한다.친화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주노동자에 대한 시각부터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이들이 꼭 필요한 우리의 이웃임을 인정하고, 대한민국의 일원이자 시민으로 살 수 있도록 우리 사회의 시민의식도 더욱 성숙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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