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승왕 거머쥔 임진희…"올해는 100점짜리 시즌"
3R 보기없이 버디 5개 잡고
이다연 5타 차이로 따돌려
직전 대회 4R 악천후로 취소
대상 포인트 2위로 밀렸지만
이예원·박지영 제치고 다승왕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다승왕(4승). ‘총상금 10억원’ 목표 달성.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시즌을 보낸 임진희(25)가 12일 완성한 2023년의 기록이다.
임진희는 12일 강원 춘천시 라비에벨CC 올드코스(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최종전 SK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 잡아내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쳤다. 최종합계 16언더파 200타를 기록한 임진희는 이다연(26)을 5타 차이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올 시즌 네 번째 우승컵을 안은 임진희는 이예원, 박지영 등 시즌 3승 선수 두 명을 따돌리고 다승 1위를 확정 지었다.
다승왕을 차지하며 대상 레이스를 놓친 아쉬움도 털어냈다. 지난 5일 막을 내린 에쓰오일 챔피언십에서 대상포인트 2위로 1위 이예원을 바짝 추격하던 임진희는 최종 라운드에서 11번홀까지 3타를 줄이며 4위로 치고 올라갔다. 하지만 대회 당일 현장을 덮친 악천후로 4라운드가 취소되면서 임진희는 3라운드까지의 성적인 공동 11위로 대회를 마쳤다. 상위 10위까지만 주는 대상 포인트를 받지 못하면서 이 대회를 공동 2위로 마친 이예원과 격차가 벌어졌고 대상포인트 역전 가능성이 무산된 바 있다. 그는 “지난 대회 결과가 너무 아쉬웠다. 그래도 오늘 우승했고 다승왕이 됐다.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날 임진희의 플레이는 공격과 수비가 절묘한 균형을 이뤘다. 1번홀(파5)부터 8번홀(파4)까지 내내 파 행진을 이어가며 수비형 플레이를 펼쳤다. 그사이 이다연이 2타를 줄이면서 한때 공동선두를 내주기도 했지만 임진희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8번홀에서 공동선두가 되자 심적 압박이 커졌다. 하지만 올 시즌 잘해왔다고 다독이며 내 플레이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9번홀(파4) 버디를 시작으로 임진희는 공격에 속도를 붙였다. 두 번째 샷으로 공을 핀 1.5m 옆에 바짝 붙여 버디를 잡아내며 이다연을 따돌렸다. 이후 14번(파4)·15번홀(파5) 연속 버디로 승부를 갈랐고 17번홀(파3) 버디로 쐐기를 박았다. 임진희는 18번홀(파4)에서 약 4m 버디를 잡아내며 우승을 자축하기도 했다.
임진희는 KLPGA투어를 대표하는 ‘대기만성형’ 스타다. 2018년 KLPGA 투어에 데뷔했지만 2부 투어를 오가며 긴 무명생활을 보냈다. 2021년, 골프선수로서 날아오르는 기회를 얻었다. 그전까지 시드전을 전전하는 무명선수였던 그는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KLPGA투어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이후 그는 승승장구했다. 이듬해 2승을 거뒀고 올해 4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으로 일찌감치 시즌 첫 승을 챙겼다. 8월에는 고향 제주에서 열린 제주삼다수마스터스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지난달 상상인·한경TV 대회에서 3승을 기록하며 다승왕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어 한 달 만에 우승을 추가하며 KLPGA투어를 대표하는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임진희는 이날 우승을 확정 지은 뒤 “올해는 100점짜리 시즌”이라며 활짝 웃었다. 그는 이제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오는 30일부터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퀄리파잉(Q) 시리즈에 출전해 미국 진출을 위한 투어 카드 획득에 도전한다. 그는 “지금 제 세계랭킹이 52위다. 루키 때 상상할 수도 없던 일이 일어났다”며 “다른 선수들에게 포기하지 않으면 이뤄낼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민별(19)은 올해 우승은 없었지만 28개 대회에서 준우승 세 번, 3위 두 번을 포함해 톱10에 12번 오르며 신인상을 확정했다.
김민별은 “올 시즌 목표였던 우승을 이루지 못했지만 그래도 꾸준한 성적으로 신인왕이라는 보상을 받은 것 같다”며 “겨울에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내년 시즌에는 꼭 우승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춘천=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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