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승왕·상금 10억 달성'…임진희 "100점짜리 시즌"
이예원 박지영 제치고 '단독 다승왕'
"100점 짜리 시즌입니다."
12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SK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을 마친 임진희(25)가 상기된 얼굴로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그럴만 했다. 시즌 최종전이었던 이 대회에서 우승하며 시즌 4승으로 올 시즌 KLPGA투어 다승왕을 차지했다. 여기에 우승상금 2억원을 추가하며 올 시즌을 앞두고 세웠던 '총상금 10억원' 목표도 이뤘다. 그는 "올 초 목표로 세웠던 다승왕, 총상금 10억원을 모두 이뤘다.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임진희는 12일 강원도 춘천 라비에벨CC 올드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만 5개 잡아내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쳤다. 최종합계 16언더파 200타를 기록한 임진희는 이다연(26)을 5타 차이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대회 사흘간 보기는 단 1개만 범했을 정도로 완벽한 샷감을 앞세워 압도적인 스코어로 우승을 따냈다.
이날 우승으로 임진희는 올 시즌 KLPGA투어 다승왕도 따냈다. 이예원·박지영과 나란히 시즌 3승으로 다승왕 타이를 이뤘던 그는 이날 우승으로 4승을 올려 단독 다승왕이 됐다.
임진희는 KLPGA투어의 대표적인 '대기만성형' 스타다. 2018년 정규투어에 데뷔해 4년만인 2021년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생애 첫승을 거뒀다. 이듬해 통산 2승을 달성한 그는 올해 4승을 거두며 투어 대표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이날 경기는 임진희의 골 프인생과 비슷했다. 2타 차 단독선두로 시작한 그는 8번홀(파4)까지 파 행진을 이어가며 때를 기다렸다. 그는 "날씨가 춥다 보니 그린이 딱딱하고 미끄러워서 최대한 실수를 줄이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 사이 2위 이다연이 2타를 줄이며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임진희는 "그때 사실 심적으로 압박이 컸다"고 털어놨다. 그는 "오늘 경기를 앞두고 세운 목표가 순위나 성적에 상관없이 내 플레이를 하는 것이었다"며 "이다연 프로가 공동선두로 따라붙었을 때도 '내가 못하는 것이 아니고 저 선수가 잘하는 것이니 최대한 집중하자'고 다독였다"고 말했다.
기회는 9번홀(파4)에서 왔다. 공격적으로 시도한 두번째 샷을 핀 1.5m 옆에 붙여 다시 한번 단독 선두로 달아났다. 후반은 임진희의 뒷심이 발휘된 시간이었다. 14번(파4), 15번 홀(파5) 연속 버디로 승부를 갈랐고, 17번 홀(파3) 버디로 쐐기를 박았다. 이미 4타 차이로 우승이 확정됐던 18번 홀(파4)에서는 약 4m 버디를 잡아내며 우승을 자축했다.
4년만에 생애 첫승을 거둔 '신데렐라'에서 KLPGA투어 다승왕이 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3년이었다. 우승 기자회견에서 임진희는 "루키때 상상하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났다. 불가능이란 없다는 것이 실감난다"고 말했다.
3년만에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된 비밀은 '연습'과 투자'다. 자신의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임진희는 투어 강자가 된 지금도 3명의 코치에게 각각 스윙, 숏게임, 경기전반과 멘탈을 관리받고 있다.
2021년 KLPGA투어에서 첫 승을 거둔 이후, 임진희는 비거리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이후 비거리를 늘리는데 집중한 그는 지난해 장타 순위 13위까지 올라섰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숏게임에 집중했다. 퍼터를 보다 예민한 블레이드형으로 바꿨고, 퍼팅 전담 코치를 모셨다. 그 결과 지난해 27위였던 퍼팅 순위는 올해 11위가 됐다. 이번 대회에서 임진희는 평균퍼트수 1.62회로 출전 선수 가운데 퍼팅이득타수 1위를 차지했다.
KLPGA투어에서 '커리어 하이' 시즌을 완성한 임진희는 이제 미국 무대에 도전한다. 다음달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퀄리파잉 시리즈에 나선다. 그는 "미국 마음은 다 똑같을 것 같다. 세계랭킹 1위도 해보고 싶다"며 "힘들겠지만 불가능은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에서는 이동 등 체력적으로 아주 힘들다고 들었다. 겨울동안 체력훈련도 많이 하고 비거리를 많이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춘천=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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