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내 돈벌이”...하마스에 테러기술, 러시아에 무기 파는 이 나라 [한중일 톺아보기]
◆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
하마스 고위 간부는 지난 3일 레바논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에)북한이 개입할 날이 올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에 이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국제사회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전쟁은 당사국 국민들에게 큰 고통을 안기고 세계 경제에도 막대한 혼란을 초래하는 만큼 정상적 국가라면 현 상황을 반기는 곳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혼란을 절호의 기회로 활용하려는 이들도 있기 마련입니다. 김씨 왕조가 지배중인 현 지구상에서 가장 폐쇄적인 집단, 한국 바로 위에서 핵과 미사일 도발에 몰두하고 있는 북한이 대표적이죠.
여러가지 정황상 북한은 그동안 러시아는 물론 하마스에도 무기를 공급해 왔을 뿐 아니라, 하마스 대원들에게 전술 및 전투기술도 전수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17일 “하마스의 이번 공격에서 북한산 무기가 쓰였을 가능성과 북한의 전술교리 전수와 훈련 지원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은 “근거 없는 루머 및 흑색선전”이라는 입장입니다.
북한에서 러시아로 들어가는 포탄은 주로 152㎜로, 러시아의 자국내 생산단가의 최대 절반 정도로 저렴하게 공급되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에 있어 부족한 포탄은 연간 800만발 정도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만약 북한이 이것들을 모두 제공하게 된다면 연간 최대 48억 달러의 외화를 벌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외화는 달러화 대신 위안화, 또는 식량, 에너지 등으로 지급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장기간 국제사회의 제재에 직면해 있는 북한에겐 ‘가뭄속 단비’처럼 느껴질 것입니다.
북한내 군수공장은 러시아로 가는 발주 일정을 맞추기 위해 최대한 가동되고 있으며 탄약 운반을 위해 주민들까지 총동원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러 정황상 현재 북한의 무기 수출 사업은 절호의 기회를 맞은 것처럼 보입니다.
러시아는 무기제공에 대한 반대급부로 북한에게 3번째 발사 시도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는 군정찰위성과 관련된 기술을 지도해준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9월 러시아 아무르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회담할 당시 푸틴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협력의사를 강조했습니다. 러시아의 기술지도 덕분인지 북한은 오는 18일 미사일 공업절에 맞춰 3번째로 군사위성 발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죠.
북한이 개발중인 ICBM의 성능 향상은 러시아의 최대 적성국 미국 뿐 아니라 우크라 전쟁에 대해 각을 세우고 있는 한국 등에 대해서도 좋은 견제가 됩니다. 푸틴 대통령 입장에서는 북한뿐만이 아닌 자국 안보에도 긍정적인 일석이조의 거래인 셈입니다.
문제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까지 장기화 조짐이 나타나면서 북한산 무기의 중동지역 테러단체들에 대한 유입이 더 확산될 위험성 입니다. 지난달 이스라엘 당국은 하마스의 키부츠 기습때 사용된 무기의 10%가량은 북한산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북한산 대전차 로켓포 RPG-7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스라엘군이 하마스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를 수색해 확보된 RPG-7은 1000기 이상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RPG뿐만 아니라 수류탄, 폭발물, 박격포가 각각 1000기 이상씩 발견됐고, 급조폭발장치(IED)도 500개 이상, AK-47 소총은 2000정이 넘게 나왔습니다. 무기들은 북한산과 러시아산이 확인됐고, 하마스가 자체 제작한 무기들도 있었습니다.
다만 발견된 북한산 무기가 구체적으로 어떤 경로를 통해 하마스의 손에 넘어가게 됐는지는 이스라엘 및 한국 정보당국 등도 파악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2010년대 한국이 전방 지역에 과학화 경계 시스템을 구축했는데, 이로 인해 지상 침투 작전이 제한된다고 판단한 북한은 패러글라이더를 이용한 공중 침투 훈련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군은 지난 2016년 패러글라이더를 활용해 청와대를 공격하는 훈련하는 모습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북한의 훈련과 하마스의 침투 당시 장면이 묘하게 일치한다는 점에서 북한의 침투 기술 노하우가 하마스에게 전수됐을수 있다는게 국방부의 입장입니다.
지난달 18일 이스라엘 안보 단체 ‘알마 연구 센터’의 새리트 제하비 대표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하마스가 북한으로부터 직접 땅굴 기술을 전수받았는지는 확실치 않다” 면서도 “북한이 헤즈볼라에 전달한 기술이 하마스 손에 들어간 것은 사실” 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스라엘 국경부근의 상황을 감시해온 그는 “가자지구 일대는 콘크리트와 사막이 섞여 있는데, 콘크리트 지형이 북한 땅굴과 비슷하다” 며 “키부츠 기습공격때 이 터널이 활용됐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이 단체는 북한의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가 굴착공법을 헤즈볼라의 ‘지하드 건설재단’에 제공했고 시리아 국경 부근에 북한 인력 6명을 파견했다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추후 하마스와 북한사이 구체적인 무기거래 루트와 전술 및 기술 이전에 대한 단서가 잡힌다면 양측의 연계설은 보다 확실시 되게 됩니.
유엔은 2011년부터 북한의 무기수출을 전면금지하고 있지만, 북한이 제재의 허점을 통해 중동, 아프리카 분쟁지를 중심으로 무기 밀매를 계속해 온 것은 흔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2014년에 하마스에 대전차 미사일과 다연장 로켓 발사기 등을 판매한 사실이, 2018년에는 수년간에 걸쳐 시리아에 화학무기 및 탄도미사일 부품을 넘긴 정황이 포착된 바 있죠. 유엔 전문가 패널 보고에서도 이란과 시리아의 무장단체와 반군에 무기를 제공한 사실이 수차례 확인됐습니다.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은 화학무기를 생산하고 있고, 핵까지 보유한 북한은 대량파괴무기를 테러세력에 공급하는 주요 거점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만약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확전돼 ‘5차 중동전쟁’ 으로 치닫게 된다면 북한 지도부에겐 더 좋은 비즈니스 기회가 될테니 쾌재를 부를 일이죠. 유명무실한 제재망을 보완해 북한의 무기밀매 루트를 차단할 수 있는 실질적 수단 강구의 필요성이 어느때보다 절실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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