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6년 만에 KPGA 투어 최고선수로 우뚝 선 함정우 “호수공원 함께 뛰어준 아내 덕”
“아쉽지만 최선을 다했고, 대상에 만족합니다. 상금왕까지 했으면 (박)상현 형한테 욕먹었을 거잖아요.”
데뷔 6년 만에 제네시스 대상을 거머쥐고 한국프로골프(KPGA) 최고선수로 거듭난 함정우(29)가 1타 차로 우승기회를 놓친 아쉬움과 함께 대상의 기쁨을 털어놓았다. 늘 웃음을 잃지 않는 밝은 성격에 걸맞게 시즌 2승과 상금왕을 놓친 아쉬움도 농담으로 풀어냈다.
함정우는 12일 경기도 파주 서원밸리CC(파71·7000야드)에서 열린 2023 KPGA 코리안투어 시즌 최종전 LG 시그니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상금 13억원)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2개로 1타를 줄이고 합계 7언더파 277타를 기록, 3차 연장 끝에 우승한 신상훈 등 공동선두 3명(8언더파 276타)에 1타 뒤진 공동 4위를 차지했다.
대상 포인트 선두로 최종전을 맞은 함정우는 경쟁자들인 이정환, 박상현을 뛰어넘는 성적을 거둬 시즌 최고선수 영예를 안았다. 대상 2위로 역전을 노렸던 이정환은 첫날부터 심한 난조에 빠져 공동 46위(7오버파 291타)에 그쳤고, 박상현은 공동 12위(3언더파 281타)로 마쳤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2018년 신인왕으로 출발한 함정우는 2019년 SK텔레콤 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뒀고 2021년, 2023년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우승으로 통산 3승을 거뒀다. 상반기에 4차례 톱10에 그친 함정우는 하반기에만 한 차례 우승을 포함해 7번이나 톱5에 들며 반전을 이뤘다.
함정우는 대상 인터뷰에서 “초반 성적이 안 좋았는데, 여름 휴식기에 천안 호수공원을 뛰며 체력을 키운 덕분에 후반기에 잘 할 수 있었다”며 “지구력을 키우니 확실히 체력이 달리지 않았고,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프로 강예린과 결혼해 올초 딸을 얻은 함정우는 “성적이 안 좋은게 결혼과 출산 때문이 아니냐는 주위 시선에 뭔가 죄인이 된 기분이었는데, 우승하고 그런 설움을 다 씻었다”며 “달리기를 권하고 함께 뛰어준 아내 덕분”이라고 고마워 했다.
보너스 상금 1억원, 고급 승용차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Q스쿨 최종전 출전권, 2024 유럽 DP월드투어 시드 등 대상 특전을 거머쥔 함정우는 “아직 구체적 일정은 생각해보지 못했지만, 해외 대회에 모두 도전해 보겠다. PGA 투어는 어릴 적부터 품어온 꿈”이라고 밝혔다. 함정우는 박상현(7억 8217만원), 한승수(7억 4590만원)에 이어 상금 3위(6억 3252만원)에 올랐다.
박상현은 생애 첫 대상 도전에 실패했지만 2018년 이후 6년 만에 두 번째 상금왕(7억 8217만원)에 올랐고 유일한 60대 타수로 평균타수 1위(69.857타)를 차지해 2관왕이 됐다. 박성준(37)은 역대 최고령 신인왕이 됐다.
대회 3차 연장전에서 버디를 잡아 전성현, 이재경을 물리치고 우승한 2022 KPGA 선수권 우승자 신상훈은 “입대를 한 달 앞두고 새로 시작하는 각오로 나서니 우승이 온 것 같다”며 “군복무를 잘 마치고 오겠다”고 말했다.
파주 |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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