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도 하고 환경도 살리고···서울시, 마이스 산업에 ESG 심는다

김창영 기자 2023. 11. 12.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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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박람회 된 '서울카페쇼'
서울시, 서울형 마이스 ESG 기반 구축 나서
ESG 전시 실천되도록 주최사에 컨설팅 제공
컨설팅 제공 위한 ESG 운영 실행지침 제정
내년 10개 행사 지원, 우수기업에 인센티브
지난 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서울카페쇼’ 행사장이 관람객으로 붐비고 있다. 김창영 기자
[서울경제]

지난 10일 오후 2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서울카페쇼’ 행사장에 들어서자 출입구에 붙어있는 ‘ESG’ 문구부터 확 눈에 들어왔다. 종이빨대·다회용기와 같은 친환경 용품 전시와 커피박 수거 등 재활용 프로그램들도 운영되고 있었다. 친환경 소재로 제작된 포스터·출입증·인쇄물이 곳곳에 붙어 있었고, 100% 천연펄프로 만든 종이물티슈를 참가사에 나눠줬다. 주최 측은 다회용컵 세척기 제조사와 제휴를 맺고 방문객들이 음료 시음 후 텀블러나 컵을 씻을 수 있도록 곳곳에 세척기를 비치했다.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카페쇼는 아시아 최초의 카페박람회로 2002년 시작해 올해 22회를 맞았다.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36개국 675개사 3750개 브랜드가 참가해 세계 커피 시장 트렌드를 알리고 국내 업계 종사자들에게 해외 진출 기회를 제공했다.

이번 서울카페쇼가 주목 받은 이유는 후원사인 서울시가 본격적으로 서울형 마이스 ESG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첫 사업이기 때문이다. ESG는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말로 최근 지속가능한 환경과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정부·기업이 갖춰야 할 덕목으로 꼽힌다. 올해 서울카페쇼 주제를 ‘지속가능한 마이스 산업을 위해, 글로벌 커피산업의 미래를 위해, 우리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로 정한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탄소 중립(탄소 순배출량 0) 실천 △제로 웨이스트(모든 제품 재사용) 행사 구현 △지역커뮤니티 협력 강화 △친환경 포장 △공정거래 △커피산지 노동환경 개선 등 행사 목표도 ESG를 염두에 뒀다.

서울카페쇼에 전시된 다회용기. 사진제공=서울카페쇼

올해 서울카페쇼에는 서울시의 ‘서울 마이스 ESG 운영 실행지침’이 처음 적용됐다. 서울시는 서울을 지속가능한 마이스 도시로 성장시키고, 마이스 산업계의 사회·경제·환경적 기여를 높이기 위해 이 지침을 만들었다. 행사장 및 공급업체 선정, 행사자료 제작·홍보, 부스 제작, 에너지·물·폐기물·식음료 관리, 운송, 지역사회 연계 등 주최자가 어떻게 ESG 관점에서 행사를 기획할지 분야별 컨설팅을 제공한다. 서울시 지침에 따라 올해 커피박람회는 지난해 행사와 비교해 △폐기물 5% 감축 △관람객 당 폐기물 20% 감축 △식품 폐기 20% 감축 △전기소비량 5% 감축 △물 사용량 5% 감축 △종이인쇄물·포장 50% 축소 목표를 세웠다.

서울시는 지난달 코엑스·엑스포럼·한국이앤엑스 등 3대 글로벌 전시회 주최사 및 전시컨벤션센터와 ‘서울 글로벌 전시회 ESG 운영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시가 국내 마이스 시장의 ESG 실천을 주도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다. 싱가포르(중장기 지속가능성 로드맵 수립), 덴마크 코펜하겐(마이스 탄소감축량 구체적 제시), 아일랜드 더블린(친환경 마이스 기업 시상) 등 해외 선진 도시들은 이미 마이스 ESG 실천을 구체적으로 이행하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서울카페쇼’ 행사장에서 한 관람객이 자신의 텀블러를 다회용기 세척기로 씻고 있다. 김창영 기자

서울시는 ESG 실천 의지가 높은 기업을 집중 지원, 마이스 주최사와 참여사들이 환경·사회·지배구조 개선에 기여하는 분위기를 확산시킬 계획이다. 서울카페쇼 뿐만 아니라 스마트 공장 자동화 산업전, 국제 의료기기 및 병원설비 전시회 등 시가 글로벌 행사로 육성 중인 전시회에서 탄소 배출량 감축, 지역사회 연계, 관련 산업 육성 프로그램이 운영되도록 돕는다. 시가 ESG 운영 컨설팅을 지원하면 각 행사 주최 단체는 프로그램 운영 후 성과를 측정한다. 시는 올해 마이스 ESG 운영 행사를 1개만 지원하지만 내년에는 1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ESG 실천이 우수한 기업에 인센티브도 제공하기로 했다. 서울에서 개최되는 마이스 주최자나 SMA(SEOUL MICE ALLIANCE) 회원사가 대상이다. SMA는 시와 서울관광재단이 서울 마이스 산업 육성을 위해 2011년 설립한 민관협력체다. 서울마이스산업육성위원회는 ESG 실천 우수기업을 선정한다.

김영환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마이스 산업에서 ESG 실천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조건이자 미래세대를 위한 투자"라며 "ESG에 대한 마이스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만큼 시가 앞장서서 실행 지침을 마련하고 컨설팅을 추진하는 등 주도적 역할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3 서울카페쇼. 사진제공=서울카페쇼
김창영 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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