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대 '고급 오마카세' MZ 떠나자 줄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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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둔화 등으로 국내 '간판' 파인다이닝(한 끼에 10만원인 비싼 식사) 기업인 ㈜오픈이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고급 외식업계에 찬 바람이 쌩쌩 불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 끼에 10만원이 훌쩍 넘는 유명 오마카세(메뉴와 요리 방식을 셰프에게 일임하는 식사 방식) 일식당도 줄폐업에 나서 외식업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서울 삼성동의 한 일식당은 하반기 들어 오마카세 디너 가격을 종전 18만원에서 9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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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매장 10여곳 거느린 리윤
'스시료센'·'시라키' 등 문 닫아
日식당, 중식·카페보다 더 타격
업계 "코로나로 커진 거품 빠져"
소비 둔화 등으로 국내 ‘간판’ 파인다이닝(한 끼에 10만원인 비싼 식사) 기업인 ㈜오픈이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고급 외식업계에 찬 바람이 쌩쌩 불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 끼에 10만원이 훌쩍 넘는 유명 오마카세(메뉴와 요리 방식을 셰프에게 일임하는 식사 방식) 일식당도 줄폐업에 나서 외식업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본지 11월 11일자 A2면 참조
‘오마카세 전성시대’ 저무나
12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1~10월 서울에서 총 577곳의 일식당이 폐업했다. 이는 같은 기간 문을 닫은 중식당(407곳), 카페(158곳)보다 훨씬 많은 숫자다. 이 중에는 서울에서 일식당 10곳 이상을 운영하며 유명세를 치른 외식기업 리윤의 ‘시라키’ ‘스시이토’ ‘스시료센’ 등이 포함돼 있다. ‘K오마카세’의 원조 격인 ‘스시효’도 오는 16일 잠원점, 12월 31일 무역센터점을 폐점한다.
오마카세 스타일의 일식점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에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한때 예약을 가려 받을 정도로 콧대가 높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경기 냉각, 일본 여행 활성화 등의 요인으로 이들이 발길을 돌리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가격을 대폭 낮춰 손님 끌기에 나선 곳도 많다. 서울 삼성동의 한 일식당은 하반기 들어 오마카세 디너 가격을 종전 18만원에서 9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서래마을의 또 다른 스시 오마카세 전문점도 몇 달 전부터 캐치테이블 앱을 통해 10~30% 할인한 가격으로 코스를 운영 중이다.
‘콜키지 프리’를 내건 스시집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마진율이 높은 주류 판매를 일부 포기하면서까지 손님을 받아야 한다는 절박감이 작용한 것”이라고 했다.
젊은 소비자들 지갑 닫아
오마카세 일식당은 코로나19로 해외 여행길이 막히며 국내 소비가 폭발했던 2020~2022년 대유행했다. 외식업계에 “파인다이닝이나 오마카세가 돈이 된다”는 얘기가 파다하게 돌면서 5성급 호텔이나 외식기업 운영 매장에서 일하던 셰프와 소믈리에들이 대거 식당을 차렸다. 이 바람에 고급 호텔조차 셰프 구인난에 허덕거렸다.
하지만 올해 들어 젊은 식도락가들이 지갑을 꽉 닫으면서 사정이 180도 바뀌었다. 통계청과 농촌경제연구원이 집계한 연령별 월평균 식료품비 지출액에 따르면 지난 2분기 20대 이하의 식료품비(농·축·수산물+가공식품+외식) 지출액은 50만243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했다.
30대 또한 같은 기간에 지출을 1.0% 줄였다. 물가 고공행진으로 외식 메뉴 가격이 급등한 점을 감안하면 소비 건수는 더 많이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역대급 엔저로 인한 일본 여행 대호황도 악재로 작용했다. 논현동에서 10년 이상 파인다이닝을 운영해온 한 오너 셰프는 “파인다이닝을 운영하려면 좋은 식자재를 공수하는 것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식기류까지 최고급으로 세팅해야 한다”며 “불황이 찾아와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경제/한명현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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