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 잡으려다”…이집트 호텔서 英 노부부, 옆방서 뿌린 살충제에 숨져

프랑스의 한 숙박업소에서 살충제 소독이 이뤄지고 있다. AP 연합뉴스

 
이집트 호텔에 묵던 영국인 부부가 옆 방에서 뿌린 빈대 살충제로 인해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다.

더 타임스 등은 11일(현지시간) 영국 랭커셔 출신의 존 쿠퍼(69)씨와 수전 쿠퍼(63) 씨가 2018년 8월 21일 이집트 한 호텔에서 옆 방의 빈대 살충제 연기를 마신 뒤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랭커셔의 검시관인 제임스 에들리 박사는 전날 조사 결과 청문회를 마친 뒤 쿠퍼 부부가 염화메틸렌이 들어간 살충제에서 나온 증기를 흡입한 결과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했다고 결론지었다.

호텔 측은 사고 전날 점심시간에 쿠퍼 부부 방의 옆 방을 살충제 ‘람다’(Lambda)로 훈증 소독하고 두 방을 연결하는 문틈을 마스킹테이프로 봉인했다.

밤중에 쿠퍼 부부와 함께 자던 12살 손녀가 효모 냄새가 나고 몸이 안 좋다고 호소했고, 존 쿠퍼씨는 새벽 1시에 위층 딸의 방에 데려다줬다.

다음 날 아침 딸이 방에 찾아갔을 때 이들은 이미 중태에 빠져있었고, 곧 사망하고 말았다.

사흘간 이뤄진 이번 사건 관련 청문회에서 일부 국가에서 람다가 염화메틸렌으로 희석돼서 사용된다는 내용이 보고됐다. 이 염화메틸렌이 대사 과정에 몸 안에서 일산화탄소를 생성시킨다는 것.

영국 외무부는 이집트 당국에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정보를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 당시 이집트 검찰은 사망 원인이 대장균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dad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