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물가에 … 정부 9개 품목 추가 점검
체감물가 8개월 만에 최고
우유·설탕값 두자릿수 증가
빵·라면 등 가공식품으로 확대
밀가루·팜유 원재료값 내리자
과자 등 가격인하 압박 의도도
정부가 우유, 빵, 라면, 아이스크림 등 가공식품 9개 품목을 매일 모니터링하며 추가로 물가 관리 전담자를 붙인 것은 먹거리 물가 '조기 진화'가 시급해졌다고 봤기 때문이다.
12일 농림축산식품부는 배추, 사과, 계란 등 농축산물과 햄버거, 피자, 치킨을 비롯한 외식 메뉴에 이어 우유, 빵, 라면 등 가공식품 가격을 일일 감시 대상에 포함시켰다. 국민들이 빈번하게 사 먹는 품목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며 전체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정부가 민간 기업의 가격 결정 과정에 개입한다는 비판을 감수하더라도 물가 상승 연결고리를 끊어보겠다는 것이다.
최근 물가 상승에서 먹거리 물가가 미치는 입김은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3.8%)을 분해해보면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의 기여도가 1.09%포인트에 달했다. 전체 물가 상승 요인이 100점이라면 먹거리 가격 상승이 전체 물가에 미친 영향력이 29점에 달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개월 만에 최고로 치솟아 석 달 연속 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국민들이 많이 사는 144개 품목으로 구성돼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4.6% 상승하며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우유 가격은 1년 새 14.3% 올라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인 2009년 8월 이후 14년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설탕(17.4%), 아이스크림(15.2%), 커피(11.3%)도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이상 저온 현상에 일부 농축산물 가격도 불안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사과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72.4% 치솟았고 생강은 65.4%, 토마토는 22.8% 껑충 뛰었다.
최근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는데 일부 기업이 제품 가격을 내리지 않는 것도 정부가 가격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요인이다. 이날 한국무역협회와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밀 가격은 1㎏당 472.4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4.2%, 팜유 가격(943.8원)은 36.4% 낮아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흑해 곡물 협정 연장 불확실성에 급등했던 국제 곡물 가격이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라면 가격은 지난해보다 8.8%, 과자 가격은 8.5% 올랐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빵, 과자, 라면 등의 주요 원재료인 소맥분과 팜유 수입 가격 변동을 살펴본 결과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소비자가격 역시 원재료 하락분에 맞춰 조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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