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색맞추기' 비례대표, 자질논란 반복
선거때만 반짝 영입 그쳐
청년 영입도 '일회성' 소모
정치혐오에 인물난 악순환
◆ 한미 초선 영입루트 분석 ◆
국회가 다양한 분야에서 유능한 인재를 끌어들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정계 입문 통로조차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다.
정당 득표율에 비례해 국회의원을 선발하는 비례대표제는 애초에 전문가, 여성, 청년, 장애인 등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자는 명분 아래 도입됐다. 그러나 대다수 비례대표 정치인이 4년짜리 '반짝 국회의원'으로 머물다가 조용히 사라지고 있다.
2016년 제20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한 비례대표 52명 중 21대 국회에서도 살아남은 의원은 5명에 불과하다. 임이자·이태규 국민의힘 의원, 송옥주·이재정·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만이 어렵게 허들을 넘었다.
21대 국회에서 재선 이상 국회의원 수는 143명(48%)이다. 초선으로 시작하면 절반 정도가 정치 생명을 이어간다는 얘기다. 반면 비례대표로 시작한 사람은 생존율이 10%에 못 미친다. 이에 한 국민의힘 의원은 "비례대표 의원은 지역구가 없으니 오직 정책으로 승부해야 한다"며 "하지만 한국 정치 지형에서는 정쟁을 잘하고, 지역구 공약을 잘 이행하는 정치인이 공천도 다시 받기 때문에 비례대표가 경력을 이어가기 힘들다"고 말했다.
비례대표 정치인의 자질 부족 문제도 자주 언급된다. 정치권이 혼탁해질수록 유능한 원외 인사는 정계 진입을 꺼리고, 이 때문에 국회 질이 낮아지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선거 때면 정치권에서 이미지 변신을 위해 청년을 영입하지만 '일회성'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현재까지 청년 정치인 타이틀을 달고 당에 영입된 인사 중 인지도를 쌓은 인물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정도다. 그조차 아직 한 번도 의원 배지를 달지 못했다. 단기간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만 정치권에서 스스로를 소모하면서 커리어를 망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에 청년 정치인인 김가람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청년이나 사업가 같은 비정치인이 정치에 접근할 수 있는 접촉면이 너무 부족하다"며 "비정치인이 자문을 맡는 국회 특별위원회를 좀 더 실질적이고 장기적인 기구로 발전시켜 각계각층 인물의 정계 입문 발판으로 활용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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