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찰씨···마약혐의 지드래곤은 ‘정치수사’ 희생양?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가수 지드래곤(35·권지용)이 ‘정치 수사’의 희생양이 아니냐는 의견이 터져나오고 있다. 경찰이 유흥업소 실장의 말만 믿고 증거도 없이 무리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10일 채널A ‘뉴스’에 따르면 경찰이 마약류 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지드래곤을 형사 입건한 배경에는 배우 이선균을 협박한 강남 유흥업소 여실장 A씨의 진술이 있었다.
매체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2월 초 지드래곤이 업소 화장실을 다녀온 뒤, 화장실에서 수상한 포장지가 발견됐다. 그 직후 지드래곤의 행동도 이상했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이 A씨의 진술을 토대로 지드래곤을 형사입건까지 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지드래곤은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자진해 경찰 조사까지 받은 상태다. 그는 수많은 취재진들 앞에서 여유로운 모습으로 미소까지 지으며 자신의 결백을 표현했다.
특히 지드래곤이 온몸 제모를 한 상태로 조사를 받아 경찰로부터 증거인멸 시도를 의심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지난 10일 지드래곤 측 자문변호사인 법무법인 케이원챔버는 “온몸을 제모 하였다는 보도는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즉각 반발했다.
지디측은 이어 “법원에서 소명부족으로 통신영장을 기각하고 모발 등에 대한 압수수색검증영장도 발부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소변과 모발 뿐 아니라 손톱과 발톱까지 임의제출했다. 또 자진해서 추가로 다리털도 제공할 의사가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또 약 1년 5개월 간 염색 및 탈색을 진행한 바 없고, 입건 보도된 이후 (음부) 제모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밝히며 “증거 인멸의 의사가 없었음을 분명히 하였음에도 경찰측이 혐의를 속단하면서 마치 지드래곤이 범행을 감추기 위해 증거 인멸을 시도한 듯한 표현을 사용해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강하게 유감을 표명했다.
앞서 야당 일부 인사들은 이번 연예인 마약 혐의 수사에 대해 ‘정권에 대한 비판적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기획됐다’는 음모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역대 정권들이 정권이 불리할 때 연예인들의 마약을 터뜨리는 ‘이슈를 이슈로 덮는’ 경험치”라며 “‘누군가 의도하고 기획했을 수도 있다’는 오해를 사기에 충분한 타이밍”이라고 주장했다.
프로파일러 배상훈은 최근 유튜브채널 ‘크라임’에서 해당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 방식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배씨는 “경찰이 확실한 증거가 없는데 실명을 거론했다. 팩트와 추정은 명확히 분리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인기로 먹고사는 지드래곤의 흠집은 손해배상도 안 된다”면서 “경찰은 증거에 따라 수사를 했다고 할 수 있지만 (의견이) 분분하다. 경찰이 조용히 내사해도 될 일을 괜히 떠들어 정치적인 것이 아닌지에 대한 지탄을 받을 수 있다”고 짚었다.
이선균과 지드래곤 둘 다 마약 간이 검사에서 ‘음성’이 나온데다, 이선균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모발 정밀검사에서도 ‘음성’이 나온 상태다. 경찰의 ‘친절한’ 수사 상황 노출이 전국민에게 혼선을 불러 일으킨 가운데, 경찰은 두 사람에 대한 혐의 입증에 성공할 수 있을까. 11월 말 경 공개될 지드래곤의 정밀검사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강주일 기자 joo102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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