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명가' 사조 "5년내 매출 5조로"

김규식 기자(dorabono@mk.co.kr) 2023. 11. 1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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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분당 2위 업체 인수로
고부가 시장 점유율 확대 노려
오너3세 주지홍 경영 전면에

사조그룹이 전분당 사업에 진출하면서 종합 소재 기업으로 거듭난다. 최근 사조그룹은 국내 전분당업계 점유율 2위 업체인 인그리디언코리아를 인수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사조그룹에 따르면 주지홍 사조그룹 식품부문 총괄부회장이 이번 인수·합병(M&A)을 진두지휘하면서 전반적인 사업 확대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현지시간) 사조그룹은 미국 시카고에 위치한 인그리디언 본사에서 3억달러(약 3840억원)를 투입해 인그리디언코리아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인그리디언코리아는 국내 전분당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업체 가운데 하나다. 전분당은 옥수수를 원료로 습식 가공한 전분을 이용해 생산한다. 일반적으로 전분당 사업은 옥수수를 가공해 제빵·제과·가공식품 원료로 사용되는 일반 전분류는 물론 제지·섬유 등에 활용되는 변성전분류까지 포함한다. 또한 전분을 효소로 분해해 만드는 포도당, 물엿, 올리고당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대표적 대체당인 알룰로스도 옥수수를 원료로 생산돼 시장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대상이 국내 전분당시장에서 점유율 32%가량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인그리디언코리아, 삼양사가 뒤를 잇고 있다. 인그리디언코리아는 국내에서 전분을 처음으로 생산한 동양식품을 모태로 한다. 1979년 두산이 인수한 뒤 국내 전분당시장을 주도해 왔으며 1999년 두산이 미국 콘프로덕트인터내셔널(CPI·현 인그리디언)과 합작하며 두산콘프로덕츠코리아로 이름을 바꿨다. 2005년 두산이 그룹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지분 50%를 CPI에 매각한 뒤 사명을 인그리디언코리아로 바꾸고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었다. 이번에 사조그룹이 인그리디언코리아 지분 100%를 다시 인수하면서 국내 전분당시장을 국내 자본이 운영하게 됐다. 국내 전분당시장 규모는 7000억~8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지만 전분당이 최근 들어 각종 소재에 활용되며 발전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사조그룹 관계자는 "향후 인그리디언과 제품 개발 및 미래 먹거리 창출에서도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주지홍 부회장

주 부회장은 이번 인그리디언코리아 인수를 통해 사조그룹이 기존 식품 사업을 넘어 종합 소재 기업으로 거듭날 방침이라고 밝혔다. 주 부회장은 연세대 사학과와 미국 일리노이대 경제학 석사 과정, 미시간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한 뒤 2006년 사조인터내셔널에 입사해 각종 M&A를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 부회장은 "글로벌 소재 솔루션 전문기업인 인그리디언의 한국법인 인수를 바탕으로 장류 등 기존 식품 사업의 소재 부문을 강화하고 기능성 식품, 푸드테크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확대·개발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면서 "이를 계기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그룹 전체 매출 또한 2028년까지 5조원이 넘는 외형을 갖출 것"이라고 전했다.

1971년 참치잡이 배 한 척으로 시작한 사조그룹은 공격적인 M&A를 통해 규모를 키운 경험이 있다. 경쟁사인 동원그룹이 금융, 소재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했다면 사조그룹은 식품 분야에서 외길을 걷는 것이 특징이다. 앞서 사조그룹은 2004년 9월 신동방(현 사조해표), 2006년 12월 대림수산(현 사조대림), 2007년 6월 오양수산(현 사조오양), 2010년 7월 남부햄(현 사조남부햄), 2010년 9월 옹가네 장류 사업 부문 등을 인수하면서 공격적으로 몸집을 불렸다.

특히 사조그룹은 2016년 제분 업체 동아원과 한국제분을 전격 인수하면서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사업을 넘어 기업 간 거래(B2B)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며 종합 식품 기업으로 거듭났다.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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