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판매 '뚝뚝'… 저무는 디젤차 시대

친환경차 인기·경유값 강세
올해 판매 10만대 못넘을듯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과 친환경을 중시하는 소비 행태 확산 등의 영향으로 디젤 승용차 판매가 매년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올해 국내 완성차 5개 업체의 디젤차 국내 판매대수가 10만대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판매대수가 하이브리드차에 뒤처질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나온다.

12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5개 업체(현대자동차·기아·한국GM·르노코리아자동차·KG모빌리티)는 올해 1~3분기 디젤 승용차를 7만6367대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디젤 승용차 판매량(9만7235대) 대비 21.5% 줄어든 수치다.

디젤 승용차는 2000년대 후반 '클린 디젤'이 출시되면서 인기를 누리기 시작했다. 2015년에는 국내에서 55만5600여 대가 팔리면서 가솔린 승용차 판매대수(62만1000여 대)에 육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디젤차 배출가스 양을 조작했다는 이른바 '디젤 게이트'가 터지면서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2010년대 후반부터는 순수전기차(BEV)와 하이브리드차(HEV) 등 친환경차 판매가 늘어나면서 디젤 승용차 판매가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2021년 디젤차 판매대수는 전년 대비 35% 감소한 20만6000여 대, 지난해에도 전년 대비 35% 줄어든 13만5000대를 기록했다.

디젤 연료의 가격적인 매력도 과거에 비해 떨어진 상태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 통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전국 주유소 평균 일반휘발유 가격은 ℓ당 1697원으로 자동차용 경유(ℓ당 1644원)와의 차이가 50원에 불과하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디젤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넘어섰던 지난해 5월~올해 2월 이후 디젤 승용차 월별 판매대수는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디젤 승용차 판매대수는 지난해 월별 1만2000대에서 올해 월별 8000대 수준으로 내려앉은 상태다.

차종별로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가 크게 감소했다.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는 1~3분기 누적 판매량이 1만1693대로 전년 동기 대비 46.5% 감소했고, 제네시스 GV80 디젤도 전년 동기 대비 53.5% 줄었다. 같은 기간 기아 모하비는 4162대를 판매하는 데 그치며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55.8% 급감했다.

[박제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