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둔화에 … LG엔솔·포드 합작사 철회
LG엔솔, 포드에 직접 공급
글로벌 배터리 수요 증가율
2년새 100%→45%로 급락
K배터리 증설 속도조절 나서
SK온도 美켄터키 2공장 연기
전기차 수요 위축 여파에 LG에너지솔루션이 포드, 튀르키예 코치그룹과 함께 추진하던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이 백지화 됐다. 글로벌 고금리 기조와 경기 둔화로 전기차 구매를 미루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서둘러 추진하던 공장 건설과 가동이 미뤄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합작 파트너였던 코치가 11일(현지시간) 튀르키예에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철회한다는 공시를 했다고 12일 밝혔다. 이와 관련해 LG에너지솔루션은 "LG에너지솔루션, 포드, 코치 등 3사는 올해 초 체결한 MOU를 상호 해지한다"며 "소비자들의 전기차(EV) 전환 속도를 고려했을 때 튀르키예에 건설할 예정이던 배터리셀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기에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는 데 상호 동의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2월 LG에너지솔루션과 포드는 코치그룹과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튀르키예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연간 생산능력이 25GWh인 공장을 짓고, 수요를 고려해 생산능력을 45GWh까지 늘릴 계획이었다. 45GWh는 전기차 약 40만~50만대에 탑재할 수 있는 물량이다.
당초 포드와 코치그룹은 2022년 3월 SK온과 합작을 계획했으나 무산되고 이를 LG에너지솔루션이 이어받았다. LG에너지솔루션이 이를 이어받는 다고 발표한 지 8개월여 만에 결국 공장 건설이 무산됐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합작공장 건설은 철회하지만 포드와의 협력은 계속 이어갈 것"이라며 "기존 생산시설에서 동일한 배터리셀을 포드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포드에 트럭 등 상용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할 계획이며, 당초 수주한 물량 대부분은 그대로 공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들어 배터리업계에서는 전기차 수요 둔화에 발맞춰 공장 가동 계획 연기가 이어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공장 건설 무산에 앞서 제너럴모터스(GM)와 함께 건설하는 미국 테네시주 배터리 공장(얼티엄셀즈 2공장)의 가동을 연기한 바 있다. 당초 올해 말부터 가동하기로 했으나 전기차 수요가 예상보다 더디게 늘어나는 탓에 가동을 늦춘 것이다.
마찬가지로 SK온도 포드와 합작해 생산한다고 예고했던 미국 켄터키주 2공장(블루오벌SK)의 완공 시점을 2026년으로 밝혔으나 가동 시점을 늦추기로 했다. 테네시 1공장과 켄터키 1공장은 예정대로 2025년 가동을 시작하지만 전반적인 수요 성장이 지연됨에 따라 공장 1곳의 완공·가동 시점을 늦춘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수요 증가율은 2021년 100%에 육박했지만 지난해 68%로 성장세가 꺾인 데 이어 올해는 45%까지 낮아졌다.
자동차업계에서는 북미 완성차 업체들을 중심으로 전기차 투자 철회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포드는 150억달러(약 19조원)로 계획했던 전기차 관련 투자 중 120억달러 규모를 연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제조사인 GM은 최근 혼다와 공동으로 추진해오던 보급형 전기차 개발 공동 프로젝트를 전면 취소했다. 폭스바겐그룹은 2026년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설립하는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기로 하는 한편 동유럽 배터리 생산 공장 설립도 무기한 연기했다.
[정유정 기자 / 박제완 기자 /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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