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새마을운동 영광 재현” “위대한 지도자”…박정희 띄워 보수 지지 강화

유정인 기자 2023. 11. 1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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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2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3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 ‘청년의 약속’ 선포식에 입장하며 청년들과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12일 “새마을 운동을 바탕으로 과거 고도성장의 대한민국을 다시 만들어내고 그 영광을 재현하자”고 말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위대한 지도자”로 호명했다. 보름여간 세 차례 박 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전통적 보수층과의 연결고리를 강화하는 행보를 지속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지난 한 달 ‘민생’ 언급과 함께 핵심 지지층에 소구하는 행보를 집중 부각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 ‘청년의 약속’ 선포식에 참석해 “새마을운동이 이제 고도산업사회에서 도시, 직장, 산업체 혁신을 주도하는 운동으로 발전하고 이 혁신이 지구촌으로 확산해 대한민국을 글로벌 중추국가로 우뚝 서게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과거 새마을 운동을 두고는 “대한민국의 그동안의 눈부신 성장과 번영은 ‘우리도 한번 잘 살아 보세’라는 국민들의 의지와 ‘하면 된다’는 신념이 있어 가능했다”면서 “이러한 의지와 신념을 이끌어준 위대한 지도자도 있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윤 대통령은 이어 “새마을 운동이 청년 미래세대로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은 매우 기쁘고 고무적인 일”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박 전 대통령을 자주 언급해왔다. 지난달 26일 박 전 대통령 추도식에는 현직 대통령 최초로 참석해 “박정희 대통령의 정신과 위업을 다시 새기(자)”고 말했다. 지난 7일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나 “박정희 대통령 시절 국정운영을 되돌아보며 배울 점을 국정에 반영하고 있다”고 했다. 현 정부를 ‘박정희 시대’를 잇는 정부로 부각하며 보수층과의 접점을 늘리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달 11일 여권이 참패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이후 윤 대통령은 정책 소통 면에서는 민생 행보를 늘렸다. 통합과 협치 면에서는 한 쪽 방향으로 흘렀다. 대체로 대구·경북, 박정희·박근혜 부녀 대통령과의 접점 늘리기가 눈에 띄었다. 지난달 27일에는 경북 안동을 찾았고, 10일 뒤에는 대구에서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등을 방문했다. 이날 행사 참석으로 윤 대통령은 한국자유총연맹, 새마을운동중앙회,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등 3대 관변단체 행사에 모두 직접 참석했다.

반면 같은 기간 협치와 통합 신호는 크지 않았다.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는 ‘정치적 행사’라는 이유로 불참했다. 이틀 뒤 국회 시정연설에서는 전임 정부에 대한 비판은 자제했지만 야당과의 구체적 협치 방안은 담기지 않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첫 시정연설 사전 환담 이후에도 윤 대통령과 야당 대표와의 회동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는 곽대훈 새마을운동중앙회장을 비롯해 전국 광역시·도지부 회장, 청년새마을회원 등 700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이 단상으로 이동하자 ‘다시 대한민국’, ‘윤석열’ 등을 연호했다. 정부에서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국회에서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함께 했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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