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인사시즌 개막] 삼성화재·교보 등 금융권 CEO 대거 임기 만료

이미선 2023. 11. 12.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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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희 KB금융 차기 회장 내정자. [KB금융]

연말에 접어들면서 금융권의 경영진 교체 및 인사 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금융지주를 비롯해 증권·보험·카드사들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임기 만료를 줄줄이 앞두고 있다.

특히 양종희 차기 KB금융 회장 내정자의 취임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양 내정자가 단행할 첫 인사에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된다. 양 내정자는 오는 20일 윤종규 회장의 뒤를 이어 KB금융을 이끌게 된다. KB금융 계열사 11곳 중 9곳이 올해 말 CEO의 임기가 종료된다.

양 내정자는 지난 2016년 KB손해보험 대표이사로 오른 뒤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시행한 바 있다. 책임 경영 강화의 일환으로 총괄체제와 유닛(Unit) 형태의 신규 조직 모델을 도입했다. 이처럼 양 내정자가 변화를 중시해왔단 점에서 연말에 대규모 쇄신 인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새 출발을 하는 시기에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양 내정자가 무리한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진옥동 회장과 임종룡 회장이 1년여 간 임기를 보내면서 저마다 방향성을 수립, 취임 후 공식적인 첫 연말 인사 및 조직 개편에서 본격적으로 자신의 색깔 드러내기에 집중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말 그룹의 재무성과관리를 전담해온 지주사 경영관리부문을 해체하고 겸직그룹장을 해제하는 등 '조직 슬림화'를 추진해왔다. 여기에는 진 회장(당시 내정자)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금융은 올 연말 계열사 15개 가운데 신한투자증권·신한캐피탈·신한자산운용·신한저축은행 등 10곳의 CEO 임기가 만료된다. 이번에도 진 회장이 조직 재정비에 나서며 세대교체 차원에서 대대적 물갈이 인사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우리금융 역시 임 회장 취임에 앞서 임 회장의 경영 전략 방향을 반영해 지주와 은행, 계열사의 대대적인 조직·인사 혁신을 단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을 포함, 우리금융 자회사 14곳 중 9곳 대표가 새로 부임했다.

본부장급 인사 등을 앞두고 있는 우리금융은 임 회장이 취임 초부터 사활을 걸고 있는 '기업금융 명가 재건'이라는 목표와 동남아 금융시장 공략에 맞춰 조직개편이 이뤄질 전망이다.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보험·카드사 CEO들의 향후 거취도 주목된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경영 성과와는 별개로 회사의 인사 관행을 따를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보험업계에선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와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 편정범 교보생명 대표 등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들은 경영 성과 측면에서 연임 가능성이 높지만, 각 그룹 내 세대교체 바람 등 인사기조에 따라 운명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올 상반기 삼성금융의 맏형인 삼성생명을 넘보는 실적을 냈다. 상반기에 1조2166억원의 순익을 올린 삼성화재는 반기 만에 역대 최대치인 지난해 순익 규모를 넘어섰다. 다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2년 차를 맞으면서 '뉴삼성' 기조 속 또다른 인사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 홍 대표는 1964년생으로 임기 만료 시 60대에 접어든다. 앞서 지난해 삼성그룹은 '안정 속 쇄신' 인사 기조 속 계열사의 고참급 경영진을 대거 교체했다.

김 대표가 이끄는 KB손보는 KB금융 비은행 계열사 10곳 중 순이익 기여도가 1위로 '효자 노릇'을 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순이익은 6803억원이다. 지난해 연간 기준 5685억원을 뛰어넘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점쳐진다.

편 대표는 지난 2021년 3월 신창재 회장과 각자 대표 체제로 교보생명을 이끌고 있다. 윤열현 전 대표가 물러난 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이란 점에서 교체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교보생명이 지주사 전환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만큼 내년에도 현재 경영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교보생명이 최근 1970년대생 중심의 OB(올드보이)급 임원을 교체하고 있다는 점에서 물러날 가능성도 열렸다.

카드사 중에선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 최원석 BC카드 대표,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 등의 임기가 다음 달부터 종료된다. 카드업계는 내년까지도 업황 부진이 예상되면서 변화와 쇄신 면에서 교체되거나 안정적으로 재신임받을 가능성 등 관측이 엇갈린다.

이 사장은 취임 첫해(2022년)에 경영 성적표가 좋지 않았다. 지난해 연간 기준 3786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전년(4189억원) 대비 9.6% 감소했다. 올해도 3분기까지 순이익은 2724억원으로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실적을 기준으로 할 경우 불투명하지만, KB Pay(페이) 등 디지털 플랫폼 역량 강화 등의 성과를 인정받아 '2+1' 연임 가능성도 있다.

최 대표는 교체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BC카드의 모기업인 KT에 구현모 대표가 사퇴한 이후 김영섭 신임 대표가 취임했다. 전반적으로 새로운 변화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최 대표 등을 교체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실적도 부진했다. BC카드의 상반기 기준 순익은 29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무려 80% 넘게 떨어졌다.

조 대표는 지난 2020년 취임한 이후 두 번째 연임에 도전한다. 올해 들어서 실적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취임 1년 만에 순이익을 두배 이상 끌어올리는 등 회사의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 대표 취임 전 2019년 롯데카드의 순이익은 별도기준 571억원에 머물렀지만 취임 1년 만에 1307억원, 2021년 2413억원, 2022년 2539억원으로 호실적을 보였다.

롯데카드 매각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는 점도 조 대표의 연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조 대표가 MBK 파트너스의 인수 시점부터 롯데카드를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재매각 작업까지 책임질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최근 롯데카드에서 발생한 100억원대 배임 사고는 조 대표의 발목을 잡을 악재 요인이다. 금융감독원에서는 해당 사고 이후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카드업계 등 여전업계 전반적으로 내부통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증권업계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앞서 증권업계 1위인 미래에셋증권에서는 창립멤버인 최현만 회장이 퇴진하고 과감한 세대 교체를 단행한 바 있다. 올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금융지주 증권사의 수장들 외에 내년 초 임기가 만료되는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의 거취도 주목된다.

이미선·임성원·신하연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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