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1.7% 학자금 대출조차 버거워 빚더미 청년들 "갚을 엄두 안나"
4년만에 7배 이상 늘어 비상
다중채무·영끌족 속속 파산
저금리 학자금 상환도 못해
고금리가 지속돼 다중채무자와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로 집을 산 사람들) 등의 상황 악화로 개인회생과 파산이 잇따르면서 지난해 학자금 대출을 갚지 못한 청년이 4778명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4년 전인 2018년 대비 7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1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검토보고서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학자금 대출을 갚지 못한 청년은 4778명으로 2018년 670명 대비 7배 이상 가파르게 늘었다. 또 지난해 한국장학재단이 학자금 대출을 돌려받지 못해 '회수 불능'으로 처리한 금액은 총 274억8900만원으로 2018년 47억3000만원에서 5배 넘게 불어났다. 2021년 회수 불능 학자금 대출이 118억6200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1년 새 규모가 2배 넘게 급증한 것이다.
청년들이 학자금 대출을 갚지 못한 주요 이유는 개인 회생과 파산이었다. 지난해 개인 회생을 신청해 상환 면책을 받은 인원은 총 3454명으로 대출액은 178억4000만원에 달했다. 회수 불능 인원의 72.3%, 금액의 64.8%에 이르는 규모다.
이 밖에 파산 면책으로 인한 회수 불능 인원과 금액은 각각 954명, 71억9200만원으로 조사됐다.
학자금 대출 상품별로 보면 일반 상환 학자금 대출의 회수 불능 규모가 162억5400만원으로, 취업 후 상환한 학자금 대출(112억3500만원)보다 컸다. 장학재단 관계자는 "학자금 대출을 갚지 못한 인원은 대부분 다른 채무도 보유하고 있다"며 "학자금 대출 자체가 커서라기보다는 고금리로 (다른 빚을 갚지 못해) 개인 회생·파산이 늘어나면서 학자금 대출을 갚지 못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학자금 대출 금리는 2021년부터 시중금리보다 낮은 1.7%로 묶여 있어 상대적으로 부담이 작다. 그러나 시중금리가 상승해 다른 대출로 진 이자 부담이 높아진 청년들이 학자금 대출마저 갚지 못하게 됐다는 뜻이다.
대부분 차주는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한 뒤 학자금 대출을 상환하는데, 사회 초년생이어서 소득이 높지 않은 데다 집값 상승 기대감에 따른 '영끌 투자' 열풍까지 겹치면서 청년들의 빚 부담이 커졌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 시중은행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021년 말 1.0%에서 지난해 말 3.25%까지 상승했다.
국회 예결위는 검토보고서에서 "학자금 대출 대상, 요건, 상환 스케줄 등 집행 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상환 불능 인원과 금액이 늘어나는 것은 사회적 문제로도 귀결될 수 있어 손실금이 큰 폭으로 증가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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