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선]C-ITS와 잃어버린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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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8월 26일.
수년 동안 평행선을 달리던 국토교통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차세대지능형교통체계(C-ITS) 사업을 어떻게든 재개하기 위해 듀얼 방식 추진을 발표했던 날이다.
당시 2023년 말까지 듀얼 방식으로 추진하고 그 이후에는 하나의 규격으로 전국에 확산하겠다고 국민과 약속했다.
웨이브(DSRC)방식은 시범사업을 거쳐 상용화 단계였지만, LTE-V2X가 실증 첫 단추부터 어긋나기 시작하며 듀얼 방식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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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8월 26일. 수년 동안 평행선을 달리던 국토교통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차세대지능형교통체계(C-ITS) 사업을 어떻게든 재개하기 위해 듀얼 방식 추진을 발표했던 날이다. 당시 2023년 말까지 듀얼 방식으로 추진하고 그 이후에는 하나의 규격으로 전국에 확산하겠다고 국민과 약속했다.
두 부처의 생각 속에는 “내가 추진하는 방식이 더 합리적이고 효율적”이라는 확신이 있었겠지만, 그대로 생명과 안전을 위한 가치를 더 우위에 두고 합의점을 찾았을 것이다.
그로부터 2년이 훌쩍 지난 지금. 대한민국 C-ITS 사업은 '올스톱'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웨이브(DSRC)방식은 시범사업을 거쳐 상용화 단계였지만, LTE-V2X가 실증 첫 단추부터 어긋나기 시작하며 듀얼 방식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5G-V2X가 상용화되면 웨이브든 LTE-V2X든 호환이 되지 않으니 어차피 신규 투자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기저에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이 사업이 감사원 감사까지 받으면서 그나마 시범사업을 통해 제한적으로라도 이뤄졌던 성능 개선마저 멈췄다. 사업 투자가 없으니 상용화 단계까지 갔던 웨이브 방식의 업체들은 하나둘 떠나고 말았다. 약속했던 일정 중 통신기술 단일 방식 선정만은 그나마 추진되는 모양새다. 정부는 오는 16일 공청회를 열고 연말 단일 방식을 선정할 예정이다.
그렇게 2년을 보낸 사이. 당연하게도 다른 나라에서는 서비스 진전과 확산이 있었다. 이들 나라 역시 LTE-V2X와 웨이브 양대 진영의 경쟁이 치열했지만, 어떻게든 서비스는 이어가려고 했다.
미국 교통부(USDoT)는 지난달 'V2X (Vehicle to Everything) 서밋'을 열고 V2X 투자 로드맵을 발표했다. 미국은 단기(2024~2026년), 중기(2027~2029년), 장기(2030~2034년)까지 고속도로와 주요 교차로 등에 C-ITS 인프라 구축 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했다. 고속도로는 단기 25%, 중기 50%, 장기 100%, 75개 주요 도시 교차로는 단기 25%, 중기 50%, 장기 85%를 완성하겠다는 식이다. 최근에는 4000만달러 보조금을 건 공모전도 발표했다.
누구보다 먼저 V2X를 밀었던 중국은 다시 국민 기본 안전을 위해 웨이브 방식의 투자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방식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단 부딪혀보고 나름의 교훈을 얻으면서 정책을 수정해 가는 것으로 보인다.
이견이 다양한 유럽 역시 진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유럽 의회는 지난달 ITS 관련 법체계인 '지침(Directive) 2010/40/EU' 수정안을 가결했다. 기술 중립성을 명시하고 중요 기능 중심으로 서비스를 빠르게 도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유럽은 법체계에 기반해 인프라 투자를 활발하게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생명'과 '안전'은 어느 나라를 불문하고 최우선에 두는 가치일 것이다. 운전하는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사각지대나 돌발상황 등 어떤 상황에서도 안전할 수 있도록 인류는 기술을 개발해 왔다.
우리에게 지난 2년은 무엇이었을까. 정책 도입 과정 속 여러 요소가 부딪히며 안전이 오히려 뒷전이 된 것은 아니었는지 반성이 든다. 이제는 생명과 안전을 위한 실행을 해야 할 때다.
문보경 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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