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폰 늘리랬더니 통신사 전용폰만···소비자 선택지 제한

김윤수 기자 2023. 11. 12.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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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가계 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해 휴대폰 제조사로 하여금 중저가폰 라인업을 늘리도록 했지만 정작 시장에는 특정 이동통신사 전용 단말기 형대로 출시되고 있다.

통신사 전용폰은 알뜰폰(MVNO) 같은 저렴한 요금제 가입이 제한되기 때문애 저가 요금제와 단말기 조합을 활성화해 가계 통신비를 잡겠다는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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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저가 요금제 가입 제한
통신비 인하 정책 실효성 반감
"중저가폰은 판매량 중·하위권
고가폰 가격을 낮춰야" 지적도
[서울경제]

정부가 가계 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해 휴대폰 제조사로 하여금 중저가폰 라인업을 늘리도록 했지만 정작 시장에는 특정 이동통신사 전용 단말기 형대로 출시되고 있다. 통신사 전용폰은 알뜰폰(MVNO) 같은 저렴한 요금제 가입이 제한되기 때문애 저가 요금제와 단말기 조합을 활성화해 가계 통신비를 잡겠다는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올해 출시된 SK텔레콤 전용폰 '갤럭시퀀텀4'(왼쪽)와 KT 전용폰 '갤럭시점프3'. 사진 제공=각 사

1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통신사 전용보다 자급제 단말기를 더 많이 출시해 줄 것을 삼성전자와 통신사들에 요구 중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제조사와 협의해 중저가폰 출시를 늘려나가기로 했지만 여전히 고민스러운 부분은 자급제 영역”이라며 “실질적으로 자급제가 많이 출시돼야 온라인 요금제 같은 저가 요금제와 제대로 조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통신사 전용폰은 자급제와 달리 특정 통신사를 통해서 구매할 수 있고 해당 통신사의 요금제만 가입해야 한다. 경쟁 통신사나 알뜰폰의 온라인 요금제, 최근 LG유플러스가 내놓은 월 3만~4만 원대 5G 요금제 ‘너겟’ 등 과기정통부가 통신사를 압박해 마련 중인 다양한 저가 요금제 대다수와는 함께 쓸 수 없는 셈이다.

삼성전자 ‘갤럭시A’ 시리즈나 변형 제품 일부가 매년 SK텔레콤의 ‘갤럭시 퀀텀’과 ‘갤럭시 와이즈’, KT의 ‘갤럭시 점프’, LG유플러스의 ‘갤럭시 버디’ 같은 통신사 전용폰으로 나온다. KT가 통신비 인하를 위해 10일 출시한 ‘갤럭시 점프3’를 포함해 올해 삼성전자 중저가 신제품 5종 중 2종이 전용폰으로 나왔다. 지난해와 2021년에도 각각 중저가폰 8~9종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전용폰이었다. 이런 추세를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3~4종 중 적어도 1종은 통신사 전용폰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기정통부는 8일 ‘통신비 인하 방안’을 발표하면서 “연내 2종, 내년 상반기에 3~4종의 중저가 단말기 출시를 통해 저가 요금제와 중저가 단말기 선택권을 확대하고 이용자가 소비패턴에 적합한 단말기와 요금제를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같은 기대를 충족하려면 지금보다 자급제 비중이 커져야 한다.

정부 압박에 업계는 난감해하는 모습이다. 국내 시장은 프리미엄(고급형) 제품의 선호도가 높아 인기 없는 중저가폰은 재고로 쌓일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통신사는 삼성전자와 중저가폰 유통 계약 시 그나마 사업성을 가질 수 있는 독점 판매 조건을 선호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판매량은 삼성전자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S22 울트라’가 가장 많았고 역시 고가의 ‘갤럭시Z플립4’와 ‘갤럭시S22’가 뒤를 이었다. ‘갤럭시A53’을 포함한 중저가폰들은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이에 중저가폰 확대가 통신비 인하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비를 줄이려면 소비자 대다수가 선택하는 프리미엄폰의 가격을 낮춰야 한다”며 “정부가 중저가폰을 늘리라고만 할 게 아니라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개정 등을 통해 단말기의 실구매가를 낮출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수 기자 soo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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