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기획·인재영입·후보검증 모두 친명… `공천학살론` 여전

김세희 2023. 11. 12.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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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12일 '친명 공천체제'를 완성하면서 비명(비이재명)계를 겨냥한 공천학살 우려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지도부는 '시스템 공천'에서 공천학살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비명계는 총선 전반을 친명계가 주도하는 만큼 보이지 않은 손이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최근 거듭 제기되는 비명계 공천 학살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도 보인다.

무엇보다 비명계는 '시스템 공천'이란 말 자체를 신뢰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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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이 1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12일 '친명 공천체제'를 완성하면서 비명(비이재명)계를 겨냥한 공천학살 우려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지도부는 '시스템 공천'에서 공천학살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비명계는 총선 전반을 친명계가 주도하는 만큼 보이지 않은 손이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비명계의 잇따른 탈당 러쉬 전망도 나온다.

총선기획단장인 조정식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비명계가 공동행동을 예고한 것을 두고 입장을 밝혔다.

김종민·이상민·이원욱·조응천 의원 등이 '원칙과 상식' 모임을 만드는 것에 대한 의견이다. 그는 "민주정당에는 다양성이 존재하는 게 당연하다"며 "건강하고 건설적인 얘기를 주시면 당내에서도 그에 맞게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이재명 대표 등 지도부 험지 출마론'에 대해선 "당내에서 검토나 논의되는 건 없다"고 잘라말했다. 이어 "이미 마련된 시스템 공천 틀 방향 안에서 총선 콘셉트 등 여러 필요한 사항들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해찬 전 대표 때 마련된 시스템 공천의 틀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시스템 공천은 경선을 기본 원칙으로 한다. 최근 거듭 제기되는 비명계 공천 학살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도 보인다.

다만 이재명 대표가 인재위원회를, 친명계가 총선기획단과 검증위를 이끌게 되면서 공천 학살우려는 점점 심화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10일 공식선거 후보자 검증위원회를 설치했는데, 위원장은 친명계 김병기 수석사무부총장, 부위원장은 새 조직사무부총장에 임명된 김윤덕 의원이 맡게 됐다. 민주당은 지난 1일 총선기획단장은 조 사무총장이, 지난 8일 인재위원장은 이 대표가 맡을 것임을 밝힌 바 있다.

이상민·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 등 4명은 '12월 탈당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나섰다. 특히 이상민 의원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주도하는 신당 합류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 의원은 "가능성은 어느 경우에나 열려 있지 않나"라며 한 달 안에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이 대표 등 지도부는 강성 지지층을 단속하며 달래기에 나섰지만, 비명계의 의구심은 여전하다. 형식적인 말만 있을 뿐 실질적인 제재는 없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비명계는 '시스템 공천'이란 말 자체를 신뢰하지 않는다. 공천시스템이 있다고 해도 컷오프, 서류심사, 가점·감점을 메길 수 있는 현역의원들에 대한 평가가 있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친문(친문재인)계가 당권을 장악했던 지난 21대 총선 전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쓴소리를 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표결에서 기권표를 던진 금태섭 전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하기도 했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비명계 의원들이 만드는 '원칙과 상식'모임에서 나온 비판적인 의견을 친명계 지도부가 얼마나 수렴하는 지가 관건"이라며 "대화 과정에서 계파갈등이 재발화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널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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