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신발산업 다시 살리겠다"…스타트업의 도전 [허란의 VC 투자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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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80년대 '신발산업의 성지'였던 부산의 명성을 되찾겠다고 나선 스타트업이 벤처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부산에 기반을 둔 슈즈테크 스타트업 크리스틴컴퍼니가 70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유치를 마무리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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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디자인 제안, 공정시간 대폭 단축
1970·80년대 '신발산업의 성지'였던 부산의 명성을 되찾겠다고 나선 스타트업이 벤처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부산에 기반을 둔 슈즈테크 스타트업 크리스틴컴퍼니가 70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유치를 마무리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이번 투자에는 KDB산업은행, TKG벤처스, BNK벤처투자 등 신규 투자자와 아주IB투자, 경남벤처투자 등 기존 주주들이 참여했다. 누적 투자액은 140억원에 달한다. 투자자들은 2019년 설립 이후 매년 2배 이상의 매출 증가를 기록한 크리스틴컴퍼니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다품종·소량생산 트렌드가 기회
2019년 이민봉 대표가 설립한 크리스틴컴퍼니는 신발 제조 생태계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하여 디지털 트윈 기술의 제조 인프라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 기존 아날로그 방식 신발 제조공정의 디지털 전환(DX)을 이룬 신발 제조 솔루션 ‘신플(SINPLE)’과 프리미엄 슈즈 브랜드 ‘크리스틴’을 운영 중이다.
이 대표는 신발 가죽 가공업체를 운영한 부모님을 보며 부산 신발산업의 흥망성쇠를 목격했다. 1988년 미국 신발 수입의 29%를 한국산이 차지할 정도로 뛰어난 생산 기술을 갖춘 부산의 신발산업은 저가형 신발의 대량생산만 담당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잃어갔다. 하지만 최근 고품질 신발의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시장 트렌드가 바뀌면서 부산 신발산업에 다시 기회가 생기고 있다.
제조공정 8개월서 2개월로 단축
이 대표는 부산 신발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목표로 지난해 8월 신발 제조 솔루션 신플의 베타버전을 선보이고, 올해 1월 공식 출시했다. 신플은 에이전시 없이도 신발 제조사가 원하는 최적의 원단·부자재·봉제 공장을 한 번에 연결하는 플랫폼이다. 인공지능(AI)을 통해 해외 신발 트렌드를 자동으로 분석, 시즌별로 디자인을 제안한다. 글로벌 최초로 신발 디자인 IP 클라우드 마켓도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신제품 기획부터 생산까지 신발 제조 공정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신플을 도입한 이후 디자인부터 생산 완료까지 평균 8개월 이상 걸리던 것을 2개월로 줄였다는 설명이다.
자체 기획한 신발 브랜드 ‘크리스틴(KRISTIN)’도 2020년 출시했다. 품질과 디자인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국내 패션슈즈 최초로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명품관 편집숍에 입점했으며, 무신사, W컨셉, 29CM 등 유명 패션플랫폼에서도 20·30세대의 호응을 받고 있다.
부산지역 '간판 스타트업'
이번 투자를 진행한 KDB산업은행 관계자는 “크리스틴컴퍼니는 신발 산업의 디지털화를 통해 글로벌 브랜드의 국내 유치에 앞장서며 부산 지역의 발전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민봉 크리스틴컴퍼니 대표는 "책임감을 가지고 국내 신발 산업의 변화를 이끄는 것은 물론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크리스틴컴퍼니는 앞서 네이버와 아주IB의 지속적인 투자를 중심으로 부·울·경 지역 특화 액셀러레이터 시리즈벤처스, 부산연합기술지주 등으로부터 연속으로 프리A 시리즈 투자를 받았으며, 2021년 중소벤처기업부의 팁스(TIPS·민간투자 주도형 기술창업 지원)에 선정된 바 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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