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사계절 '설렘' 잃지 않게 올겨울에도 레고랜드 활짝 열 것

신익수 기자(soo@mk.co.kr) 2023. 11. 1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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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레고랜드 이순규 대표 취임 1주년 인터뷰
이곳에서만큼은 어린이들이 영웅
직원들은 피규어 맞교환 이벤트
호텔 속 깜짝 보물찾기 준비했죠
입소문 타고 외국인 방문 350배
사계절 체류형 테마파크로 키울것
메리 브릭스마스~
"겨울 레고랜드 못봐"
고객 아쉬움 달래려
성탄트리 점등식 등
동절기 주3~4일 오픈

"키즈 비잉 어 히이로(Kids being a hero). 아이가 영웅이 되는 세계. 아이들이 주도하는 세계. 그게 진정한 레고랜드입니다."

취임 1주년. '천지개벽할 정도로 변했다'는 소리를 듣고 있는 춘천 레고랜드의 수장을 맡은 이순규 대표가 매일 파크와 호텔을 오가며 현장에서 '영웅'을 알현한다. 그의 가슴에는 레고브릭으로 만든 미니 피규어 인형이 달려 있다. 원하는 아이와 '맞교환'하기 위한 것이다. 레고랜드에서 키즈 영웅들과의 소통은 '피규어 교환'이다. 레고랜드 전 직원도 가슴 명찰 옆에 피규어를 달고 있다. 맞교환으로 아이들에게 '설렘'을 주기 위해서다.

"레고랜드만의 전통입니다. 전 세계 공통이지요. 생일 배지 달아주기도 같은 맥락입니다."

레고랜드에선 생일자에게 배지를 달아준다. 그 배지를 본 직원은 누구라고 할 것 없이 "해피버스데이"를 외치며 축하해준다. 이 역시 레고랜드만의 소통 문화다. 이런 작은 관심 하나하나가 자존감을 올려준다. 이곳에서만큼은 스스로 '영웅'임을 느끼게 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어린이들이 스스로 불행하게 생각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 어딘지 아시나요. 한국이 거의 원톱에 듭니다. 그래서 더 어깨가 무겁죠. 가족 간의 행복감뿐만 아니라 스스로에게도 행복감을 돌려주는 공간으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아닌 게 아니라 이 대표가 취임한 지 1년 만에 레고랜드는 '천지개벽'했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 영웅에게 행복감을 찾아주려고 애쓰다 보니 절로 테마파크 전체가 퀀텀점프하고 있다. 외국계 기업으로서 높았던 벽도 낮아지고 있다. 지역사회 활동의 사회공헌 지표는 평균 200% 이상 확대됐다. 지방자치단체 기금 지원도 65% 이상 늘렸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외국인 방문 비율이다. 홍보 한 번 없이 입소문을 타고 방문 비율이 350배 이상 급성장한 것이다. 중국인뿐만 아니라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와 호주 권역의 방문객도 급증세다.

특히 호평받는 건 테마파크 안에 둥지를 트고 있는 '호텔'이다. 이게 재밌다. 호텔 숙박이 전적으로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져 있다는 점. 호텔은 엘리베이터 벽면부터 방 안 구석구석까지 전부 레고브릭으로 구성돼 있다. 그냥 잠만 자는 공간도 아니다. 자면서도 '설렘'을 가져가라고, 은밀한 곳에 '보물'이 숨겨져 있다. 호텔 속 보물찾기 놀이인 셈. 아이들은 느닷없이 발견하는 설렘에 탄성을 지르며 보물(레고브릭 조립)의 감동을 함께 가져간다.

아이만 감동하는 것도 아니다. '엄빠(엄마 아빠)'의 감동은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대부분 쇼와 이벤트에 나오는 음악만 들어봐도 이 배려를 짐작할 수 있다. 레고랜드 쇼의 음악은 부모 세대를 위한 8090 음악으로 시작해 2000년대 음악을 거쳐 최신 유행 음악으로 갔다가 레고랜드만의 음악으로 회귀한다. 엄빠가 더 즐거울 수밖에 없다.

이러니 만족도는 자연스럽게 치솟고 있다. 레고랜드는 '전자패드'로 즉석에서 평가받는다. 이 대표가 부임한 지난 1년간 만족도는 무려 평균 91%를 찍고 있다. 열 명 중 아홉 명은 재방문 의사가 있음을 간접적으로 나타낸 셈이다.

용지 추가 개발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현재 레고랜드는 원 개발계획의 70% 수준까지만 완료된 상태다. 엔데믹 이후 급변하는 테마파크 시장과 국내외 여행·소비 패턴을 분석해 사계절 체류형 패밀리 복합 리조트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사계절 체류형 테마파크 도약의 1차 단계로 올겨울 리조트를 운영합니다. 고객 평가 '아쉬움' 부문에 '겨울 레고랜드를 못 본다'는 답변이 꽤 많았거든요. 실내 공간 위주로 동절기 주 3~4일간 정기적으로 엽니다. 유럽에서도 겨울 정기 오픈은 손을 꼽습니다."

동절기 운영에 맞춰 시즌 테마와 함께 다채로운 행사도 마련한다. 다음달부터 크리스마스 연말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메리 브릭스마스(Merry Bricksmas)' 콘셉트로 'LEGO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을 선보인다. 용띠 해인 내년 초에는 레고랜드 시그니처 캐릭터 '올리'와 함께 새로운 테마로 파크를 단장한다.

"이런 과정이 글로컬 전략입니다. 글로벌 콘셉트를 그대로 쓰면서도 한국만의 문화를 녹여내는 전략입니다."

지역 상생도 이 대표가 각별히 공들이는 분야다. 현재 레고랜드 직원 중 약 77%는 강원도민 출신이다. 이 비중을 앞으로 90%까지 늘린다는 복안이다. 솔선수범을 위해 이 대표는 주소지까지 '강원도 춘천시'로 옮겼다.

레고랜드 사령탑 1년. 브릭과 씨름하며 아이들의 행복 찾기를 고심하더니 이 대표는 이미 레고브릭이 된 것 같다. 레고브릭은 변화무쌍함이 특징이다. 브릭 5개만 있으면 100만개의 조합을 만들어낸다. 취임 2년 차에 접어든 그. 이번엔 어떤 변화무쌍한 조합을 만들어낼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춘천 신익수 여행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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