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맛' 좀 제대로 볼래? … 640㎞ 맛길을 거닐다
프랑스가 미식 국가라는 것은 상식으로 통한다. 와인과 치즈, 유네스코 유산으로 지정한 바게트를 포함해 수많은 빵·디저트부터 정찬 요리까지 전 세계 사람들이 미식을 탐하러 프랑스를 찾는다. 그렇다면 프랑스 사람이 꼽는 진짜 미식 여행지는 어디일까. 정답은 오베르뉴 론 알프(Auvergne-Rhone-Alpes) 지역의 중심도시 리옹(Lyon)이다. 로마시대에 만들어진 도시 리옹은 다른 쟁쟁한 도시를 다 제치고 '프랑스 미식 수도'의 왕좌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발레 드 라 가스트로노미
프랑스 관광청이 지난 10월 여행 업계와 미디어를 초청해 프랑스의 다채로운 먹거리를 알리는 '발레 드 라 가스트로노미(Vallee de la Gastronomie)'를 소개했다. 발레 드 라 가스트로노미는 부르고뉴(Bourgogne), 오베르뉴 론 알프, 프로방스(Provence) 3개 지역, 19개 주요 도시를 아우르는 여행 루트다.
디종(Dijon)에서 시작해 리옹을 거쳐 마르세유(Marseille)까지 이어지는 미식 로드다. 발레 드 라 가스트로노미가 퍼져 있는 지역 면적만 해도 7만5591㎢, 433개의 미식 거점만 이어도 640㎞에 달한다. 몇 번을 가도 일정과 지역에 맞게 다른 여행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발레 드 라 가스트로노미는 부르고뉴, 오베르뉴 론 알프, 프로방스 세 지방이 합심해 만들었다. 프랑스를 새로운 방법으로 여행하고 싶어 하는 사람을 위해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서 여행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여행 전문 기자와 업계 종사자, 일반인 등 20명으로 구성한 심사위원이 평가를 진행해 업체를 입점시켰다.
"발레 드 라 가스트로노미는 2019년에 시작했습니다. 1차 생산자부터 각 분야 장인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고 경험을 나누는 특별한 여행입니다."
라셸 그레고리(Rachel Gregoris) 오베르뉴 론 알프 지역 관광청 아시아 및 중동 지역 담당자가 말했다.
발레 드 라 가스트로노미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오베르뉴 론 알프 대표 미식 동네 TOP3
생텍쥐페리 공항(Saint Exupery Airport)에 내려 차로 1시간쯤 가면 브레스(Bresse) 보나 미식 마을(Vonnas Gourmet Village)에 도착한다.
보나는 전체 면적 17.81㎢로 인구 3000여 명이 살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만 한 작은 마을 보나를 미식 성지로 만들어준 건 조르주 블랑(Georges Blanc)이라는 요리 대가 덕분이다. 1943년 이곳에서 태어난 조르주 블랑은 대를 이어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동명의 레스토랑은 1981년부터 무려 42년 동안 미쉐린 3스타를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보나 미식 마을은 '블랑 마을'이라고도 불린다. 조르주 블랑이 보나 중심 5만㎡가 넘는 용지에 약 30채 주택을 개조해 레스토랑과 호텔, 식료품점으로 꾸몄다. 자신의 고향에서 미식 제국을 구축한 조르주 블랑은 현재 보나에서 호텔 두 곳과 레스토랑 두 곳을 운영 중이다.
보나 마을에서 차로 15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도멘 데 사뵈르 레 플라농(Domaine des Saveurs Les Planons)은 1938년 역사 기념물에 등재된 농장이다. 도멘 데 사뵈르 레 플라농의 역사는 무려 15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곳에서는 '명품 닭' 브레스 닭을 직접 볼 수 있다. 브레스에서는 15세기부터 닭을 길렀다. 고급화 전략을 펼친 것은 20세기 초부터다. 1936년에는 상표권 보호를, 1957년에는 프랑스 정부로부터 원산지 통제 명칭(AOC·Appellation d'origine Controlee) 라벨을 받았다.
보졸레는 와인으로 유명하다. 와이너리 샤토 드 라 셰즈(Chateau de La Chaize)는 역사가 약 400년에 달한다. 베르사유 궁전의 건축가 중 한 명인 쥘 아르두앵 망사르(Jules Hardouin-Mansart)와 정원사 앙드레 르 노트르(Andre Le Notre)가 건축에 참여해 '보졸레의 작은 베르사유'라는 별명이 붙었다.
전체 용지는 400㏊(400만㎡)로 포도밭만 150㏊(150만㎡)에 달한다. 가메(Gamay) 품종을 유기농 농법으로 키워 와인을 생산한다.
마지막 소개할 곳은 리옹이다. 첫 번째 목적지는 프랑스 요리 황제 폴 보퀴즈(Paul Bocuse·1926~2018)를 기리는 시장이다. 폴 보퀴즈 시장은 1800년대부터 운영됐다. 본래 상공회의소 근처에 있었는데 1970년대에 지금 자리로 옮겼다.
폴 보퀴즈는 리옹이 미식 수도라는 별칭을 얻는 데 크게 일조한 인물이다. 폴 보퀴즈는 매일 관광객이 몰려드는 명소이자 리옹 사람들의 일상을 책임지는 곳이다. 폴 보퀴즈는 생전 이곳에서 식자재를 구입했다. 치즈, 와인, 빵, 해산물, 육류, 과일, 채소 등 요리에 필요한 온갖 식재료가 이곳에 모인다. 시장에 입점한 업체는 55곳. 레스토랑과 카페, 바, 디저트 가게 등도 다양하게 있어서 시장 구경이 끝나면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 식사도 즐길 수 있다.
오베르뉴 론 알프 관광청이 추천한 '리옹 푸드 투어'에 참여하면 체험이 가능하다. 리옹 현지인이 가이드로 나서는 리옹 푸드 투어는 현재 5가지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폴 보퀴즈 푸드 투어(2시간), 리옹 구시가지 푸드 투어(3시간30분·4시간), 비건 푸드 투어(3시간), 리옹 길거리 음식 투어(3시간)로 나뉜다.
리옹 가는 법
카타르항공이 지난 7월부터 리옹에 신규 취항하고 있다. 인천에서 도하 노선은 매일 오전 1시 30분에 출발한다. 도하~리옹은 월·수·금·일요일 오전 8시 25분에 뜬다. 리옹~도하는 월·수·금·일요일 오후 4시 35분에, 도하~인천은 매일 오전 2시 10분에 출발한다.
[홍지연 오베르뉴 론 알프(프랑스) 여행+ 기자 / 취재 협조=오베르뉴 론 알프 관광청·카타르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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