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는 큰손 … 3명 중 1명 "다음 여행 때 월 소득 2배 쓴다"

여행 플랫폼 클룩 아태 지역 조사
한국 MZ세대 2000달러 쓸 의향
중국·홍콩은 여행에 3000弗 소비

과연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들이 여행가 큰손이 될 수 있을까. 이색 체험에는 기꺼이 지갑을 여는 이들의 특성만 놓고 보면 충분히 가능할 것도 같다.

글로벌 여행 플랫폼 클룩이 8월 한 달간 아태 지역 18~40세를 대상으로 진행한 여행 트렌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아태지역 MZ세대 응답자 3명 중 1명은 아시아 평균 월 소득(1069달러)의 두 배가 넘는 2000달러(약 268만원) 이상을 지출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한국 MZ들의 여행 씀씀이도 놀랍다. 한국 응답자 47%는 다음번 계획하고 있는 여행 코스에 2000달러 이상을 지출할 의향이 있다고 말해 아태지역 평균을 넘었다.

아태지역에서 여행에 가장 많은 비용을 쓰겠다고 답한 국가는 중국 본토(58%)와 홍콩(39%)의 MZ세대로, 3000달러 이상 지출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아태지역 MZ세대가 여행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특별한 체험'인 것도 흥미롭다.

10명 중 9명 이상이 여행 중 특별하고 기억에 남는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85%는 이를 위해 각종 체험 활동에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한국 여행객 역시 마찬가지다. 10명 중 8명(76%)이 특별한 체험을 위해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비용이 아깝지 않은 체험·액티비티로는 △마사지·온천(54%) △자연·야외 액티비티(47%) △테마파크(46%) 등이 꼽혔다.

미리 찜을 한 뒤 여행지를 찾는 트렌드도 확산되고 있다. 아태지역 MZ세대 여행객의 63%는 여행을 떠나기 전 다양한 체험 상품을 사전 예약하고 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여행객들에게 인기 있는 액티비티는 △남이섬 투어 △DMZ 등 역사적 장소 투어 △한복 체험 △한강 크루즈 등이다.

Z세대에게 가장 많은 여행의 영감을 주는 매체는 단연 소셜미디어다. 밀레니얼세대는 여전히 검색 엔진(59%) 사용을 선호했지만 SNS(55%)가 근소한 차로 뒤를 쫓고 있다.

MZ세대 10명 중 9명은 여행 상품 예약 전 온라인 리뷰를 확인하는 등 여행을 계획할 때 SNS의 여행 콘텐츠 추천에 의존하고 있다.

이들이 주로 선호하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틱톡 순이다. 반면 한국 MZ세대는 85%가 여행을 계획할 때 인스타그램을 활용한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아태지역 응답자 대다수(87%)는 여행을 떠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로 'SNS 업로드를 위해서'를 꼽았다.

즉흥적인 여행보다는 계획적인 여행을 즐기는 조심성도 갖추고 있다. 전체 응답자 중 65%가 최소 2개월에서 6개월 전에 여행을 계획한다고 응답했다. 한국 여행객 또한 10명 중 6명에 가까운 58%가 같은 답을 선택해 상당수가 미리 여행을 계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들의 선호 여행지는 일본(51%), 베트남(14%) 태국(13%) 순이다.

클룩의 COO 겸 공동창업자 에릭 녹 파는 "MZ세대에게는 '체험'이 새롭게 추구하는 여행 기준이 되고 있다"며 "주로 SNS를 통해 나만의 이야기를 업로드해 소통하는 데 익숙하기 때문에 독특한 경험과 액티비티를 우선시한다"고 분석했다.

[신익수 여행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