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청 품은 인천 …한인 경제인 중심도시로 뛴다
최초 이민자들이
하와이 사탕수수밭으로
멀고 긴 뱃길 떠났던 인천
그 역사성 담아
재외동포청 유치 성공
유정복 시장 "750만 재외동포 합쳐
1000만 국제도시 프로젝트 시동"
내년 예산 총 1조원 쏟아부어
웰컴센터 건립 의료·주거정착 도와
전국 첫 재외동포 지원조례도 추진
1900년대 미국 하와이에서는 사탕수수 재배가 한창이었다. 외국인 노동력으로 사탕수수밭을 일궈온 미국은 한국에도 도움을 요청했다. 주한미국공사인 알렌의 건의를 고종황제가 수용하면서 1902년 12월부터 1905년 8월까지 64회에 걸쳐 한국인 7415명이 인천을 통해 하와이로 떠났다.
한국 이민사(史)의 시작이다. 120년이 흐른 지난 5월, 인천에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인천시가 외교부 외청인 재외동포청 유치에 성공한 것이다. 이후 인천시는 "시 인구 300만명에 재외동포 750만명을 합쳐 '1000만 도시 인천'이 됐다"며 위상을 재정립했다.
재외동포 정책을 총괄하는 재외동포청 유치에 성공한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은 "재외동포청 유치로 1000만이 함께하는 세계 초일류 도시를 열어가게 됐다"면서 "인천을 재외동포 비즈니스 허브이자 재외동포 가치 창조의 거점으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재외동포청 공식 개청날인 지난 6월 5일엔 진일보한 계획을 내놨다. '1000만 도시 인천 프로젝트'다. 인천시는 '대한민국을 넘어서는 세계 초일류 도시 인천'이란 비전을 발표하며 "1000만 인천시대 개막으로 세계 10대 도시로 도약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4대 목표를 제시했다.
첫째, 재외동포 거점도시 조성이다. 인천을 재외동포의 수도이자 모국 활동의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재외동포 웰컴센터를 조성해 의료·주거·교육·관광을 원스톱 서비스하고, 재외동포 주거 단지를 조성한다.
재외동포 웰컴센터는 인천시가 재외동포청 유치 확정 전부터 계획했던 기관으로 지난 6월 2일 구성된 재외동포 웰컴센터 기획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 재외동포 전용 의료서비스, 관광 프로그램 등을 통해 인천에서의 소비활동을 지원하고, 재외동포청으로 이어지는 대중교통을 확충해 재외동포의 접근성을 높인다.
둘째, 세계 한상(韓商) 비즈니스 허브 육성이다. 재외동포가 비즈니스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시설로 한상 비즈니스센터를 건립하고, 한인회관을 조성해 한인단체본부를 유치한다. 한상비즈니스센터는 투자설명, 계약, 인허가, 법률 등 비즈니스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 송도에서 개최한 세계한인회장대회와 같은 주요 재외동포 행사를 지속해 한인 경제인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한상 비즈니스 허브 토대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셋째, 글로벌 한인 네트워크 구축이다. 해외동포 자문관을 운영하고 자매·우호도시와 재외동포 초청을 확대한다. 차세대 한인을 지원해 인천과 세계를 연결하는 재외동포 민간 경제·외교 사절단을 확보한다.
인천시는 "전 세계 각 분야에서 활약 중인 재외동포를 인천시 자문관으로 위촉하고, 자매·우호도시를 확대해 재외동포와의 네트워크를 강화할 계획"면서 "특히 인천시 주요 행사에 재외동포를 초청해 인천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재외동포 자녀 등 차세대 한인 초청, 학업·취업 지원 등을 통해 미래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디아스포라(본토를 떠나 타국에서 살아가는 공동체) 가치 창조다. 전국 최초 이민사박물관인 한국이민사박물관을 확대하는 등 디아스포라 도시 이미지를 적극 홍보한다. 디아스포라 영화제 등 재외동포를 주제로 한 문화행사를 활성화해 시민의 포용력을 높이고 재외동포 관련 학술행사, 포럼 개최 등 디아스포라 연구활동을 지속 지원한다. 재외동포 커뮤니티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연계 사업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인천시는 '1000만 도시 인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해외동포 전담 국(局)을 신설하고, 전국 최초로 재외동포 지원 조례를 제정해 추진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재외동포청에 인천시 공무원을 파견하는 등 협력을 강화해 단기간에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효과를 만들어 내겠다고도 했다.
유 시장은 "인천은 1883년 개항 이래 대한민국과 세계를 이어왔고, 국내 최고의 경제자유구역을 통해 반도체, 바이오 등 첨단산업 발전과 글로벌 투자 유치에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1902년 최초의 이민자들이 하와이로 떠났던 인천시에 전 세계와 대한민국의 가교 역할을 할 재외동포청이 개청해 감회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재외동포청과 함께 인천시는 앞으로 300만 인천시민, 750만 재외동포와 함께하는 세계 초일류도시로 도약하고 나아가 대한민국이 글로벌 중추 국가로 우뚝 서는 데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인천시의 '1000만 도시'에 대한 애정은 내년도 예산안에도 잘 나타난다. 인천시는 지난 3일 내년도 예산안 15조392억원을 편성해 인천시의회에 제출했다.
예산은 '따뜻한 동행' '시민복지 일번지' '1000만 글로벌 도시' 구현에 중점 투입하는데 '1000만 글로벌 도시' 분야에 6조5922억원을 편성했다.
우선 인천시는 전 세계 700만 한인 네트워크의 중심으로 거듭나기 위해 1조310억원을 투입한다. 재외동포 웰컴센터를 내년 6월 개소하고 재외동포 시민문화축제, 디아스포라 영화제 등 다양한 축제를 개최한다.
아울러 대·중소기업이 동반성장하는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발굴에 10억원 등 반도체 생태계 조성 지원, 바이오·헬스케어 제품 개발사 지원 등을 통해 바이오 분야 경쟁우위를 유지한다. 우주탐사 전문인력 양성에 20억원을 투입해 항공우주 분야를 선점하는 등 글로벌 도시 경쟁력 확보에 재원을 집중 투입한다.
박덕수 인천광역시 행정부시장은 "2024년 예산안은 어려운 재정 여건 속에서 시민의 행복을 최우선에 두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마련했다"면서 "인천이 따뜻한 시민복지 일번지, 글로벌 1000만 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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