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병원 공격 놓고 딜레마…"국제법 위반 소지"[이-팔 전쟁]

전 이스라엘 정보국장 "병원 교전, 도덕적·군사적 딜레마"
적십자위원회 "병력·무기 있어야 공격 가능…경고는 필수"
국제형사재판소 "군사적 사용 공격자가 엄밀히 입증해야"

[가자시티=AP/뉴시스] 이스라엘 방위군(IDF)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공세를 펼치는 가운데 병원도 더 이상 안심할 수 없는 공간이 됐다. 이스라엘은 병원 일대 공격에 주의를 기울이는 모양새지만,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병원을 방패로 쓰고 있는 주장을 고수하면서 공격이 멈추지 않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일(현지시각) 가자지구 가자시티의 알시파 병원에서 한 팔레스타인 주민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가족의 시신을 앞에 두고 흐느끼는 모습. 2023.11.12.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하마스가 있다면 병원은 공격해도 되는가."

이스라엘 방위군(IDF)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공세를 펼치는 가운데 병원도 더 이상 안심할 수 없는 공간이 됐다. 이스라엘은 병원 일대 공격에 주의를 기울이는 모양새지만,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병원을 방패로 쓰고 있는 주장을 고수하면서 공격이 멈추지 않고 있다.

11일(현지시간) AP에 따르면 이 같은 상황을 놓고 아모스 야들린 전 이스라엘군 정보국장은 알시파 병원을 비롯해 병원에서 별어지는 교전이 지휘관에게 도덕적·군사적 딜레마를 안긴다고 표현했다.

국제 인도주의법은 전시에도 병원을 향한 공격은 아주 제한적으로만 허용한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에 따르면 상대 전투 병력이 병력이나 무기를 보관하는데 병원을 사용하는 때에만 병원 공격이 허용된다.

다만 해당 경우라도 환자와 의료진의 안전한 대피를 위해 공격 전에 충분한 경고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적십자위원회의 설명이다. 즉 알시파 병원 등이 실제로 군사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즉각 공격을 가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카림 칸 국제형사재판소(ICC) 검사장은 10일 가디언을 통해 "만약 병원, 학교, 예배당이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돼 보호 지위를 잃었다고 주장하려면 주장하는 이에게 입증 책임이 있다. 그리고 증거 기준은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알부레이=AP/뉴시스] 이스라엘 방위군(IDF)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공세를 펼치는 가운데 병원도 더 이상 안심할 수 없는 공간이 됐다. 이스라엘은 병원 일대 공격에 주의를 기울이는 모양새지만,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병원을 방패로 쓰고 있는 주장을 고수하면서 공격이 멈추지 않고 있다. 사진은 10일(현지시각) 가자지구 알부레이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살라 알딘 도로를 따라 남부로 대피하는 모습. 2023.11.12.

만약 병원 등 국제 인도주의법 보호를 받는 시설이 군사적 표적으로 간주돼도 민간인 피해가 군사 목적 비해 과도하게 크다면 국제법상 공격은 불법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병원, 학교, 종교시설을 비롯해 기타 민감한 장소에 군사 자산을 배치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마스가 인도주의법의 보호 아래 놓인 시설에 팔레스타인 주민까지 방패로 삼아 은신했다는 주장이다.

알시파 병원에 하마스 지휘 본부가 있다는 주장을 펼치면서 이스라엘군은 지도와 녹음 음성을 공개했지만, 하마스와 해당 병원장은 모두 이를 부인했다. 이스라엘도 추가 증거를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지난주 이스라엘은 하마스 병력을 태웠다고 주장하며 부상 환자를 대피시키는 구급차 호송대에 폭격을 가해 최소 12명이 숨졌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날 행사에서 군대가 알시파 병원을 포위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오히려 병원과 정기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며 도움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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