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얇은 선수층’ 리스크 결국 터졌다…울버햄프턴전 패배로 시즌 첫 연패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이 울버햄프턴에 지면서 시즌 첫 연패에 빠졌다. 시즌 초반 연전연승에 가려졌던 얇은 선수층 문제가 결국 발목을 잡았다.
토트넘은 11일 울버햄프턴과의 2023~2024 EPL 1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반 3분 만에 브레넌 존슨의 선제골이 터졌지만, 후반 추가시간에만 2골을 내주며 1-2로 역전패했다. 직전 첼시전 패배에 이어 이날도 승점 쌓기에 실패하면서 경기 직후 기준 승점 26점을 기록해 3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토트넘은 첼시전에서 주축 선수들의 줄줄이 부상과 레드카드 퇴장 여파로 베스트 라인업을 꾸리지 못했다. 기존 4-3-3 포메이션을 유지한 가운데 센터백 자리에 에릭 다이어와 벤 데이비스 조합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왼쪽 풀백과 미드필더에는 각각 이번 시즌 들어 주로 교체카드로 나섰던 에메르송 로얄,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가 선발로 나섰다.
결과는 물론 경기력도 좋지 않았다. 점유율은 58%로 앞섰지만, 슈팅 횟수(6-17)와 결정적인 기회(1-4), 박스 안 슈팅 횟수(3-10) 등 득점과 곧장 연결되는 대부분 지표에서 밀렸다. 클리어링 횟수도 10-27로 상대 공격을 막기에 급급했다. 울버햄프턴이 결정력만 더 좋았더라면 점수 차가 더 벌어질 수도 있었다.
이날 오랜만에 선발로 나선 선수들은 주전 선수들의 난 자리만 더욱 돋보이게 했다. 두 번의 실점 장면 모두 다이어와 데이비스의 어정쩡한 위치 선정이 아쉬웠다. 태클로 사전에 위험을 차단하거나 빠른 바로 상대 선수들의 패스 길을 없애지 못하면서 위험한 장면을 여러 차례 허용했다. 플레이메이커 제임스 매디슨을 대신해 나온 호이비에르는 키패스를 한 차례 기록했지만, 볼 소유권을 16번이나 잃어버리면서 공격 템포를 잡아먹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첼시전 도중 햄스트링 부위 통증을 호소하면서 전력에서 이탈한 센터백 미키 판더펜과 왼쪽 발목 통증에 쓰러졌던 매디슨 모두 내년에나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격수 히샤를리송도 사타구니 부위 수술로 한 달간 결장한다. 이르면 내년 초 주축 선수들이 복귀하면 손흥민과 주전 미드필더 이브 비수마, 파페 사르가 각각 아시안컵,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으로 자리를 비운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으로서는 이번 시즌 최대 위기다.
공수 주축 선수가 빠진 가운데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화끈한 공격 축구를 이어갈 수 있을지도 지켜볼 일이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노리는 애스턴 빌라와 오는 26일 맞붙고, 다음 달 4일에는 리그 선두 맨체스터 시티와 대결한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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