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분수령이 될 믿음의 야구···고우석과 박병호가 다시 만나면?

김은진 기자 2023. 11. 12. 15:5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LG 고우석(왼쪽)과 KT 박병호



올해 LG와 KT의 한국시리즈는 스타일이 다르지만 개인적 인연이 깊은 두 사령탑의 대결로 먼저 관심을 끌었다. 4차전까지 진행된 동안 양상은 ‘믿음’의 대결로도 확대되고 있다.

승리와 패배를 주고받은 사이, 활약한 선수와 부진한 선수가 나눠졌고 그 중 핵심 전력인 고우석(LG)과 박병호(KT)가 염경엽 LG 감독과 이강철 KT 감독의 ‘믿음’을 대변하는 키워드가 되고 있다. 팀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중이다.

고우석은 불펜 야구를 하고 있는 LG의 한국시리즈에서 현재 가장 큰 변수다. 1차전에서 2-2로 맞선 9회초 결승점을 내줘 패전한 뒤 2차전에서는 9회초를 완벽히 막고 1점 차 승리를 지켰지만 3차전에서는 1점 차 앞선 8회말 등판해 동점을 허용한 뒤 역전 2점 홈런까지 맞았다. 당시 경기는 승리했지만 고우석의 부진은 LG의 큰 숙제로 남았다. 염경엽 감독이 “오늘도 세이브 상황에는 고우석”이라고 했던 4차전에는 점수 차가 벌어져 등판할 일이 없었지만 다시 5차전에서는 고우석의 시간이 오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염경엽 감독은 3차전 고우석 조기 투입 실패에 대해 “내게는 모험이었다. 잘 막으면 ‘신의 한 수’가 됐겠지만 결과가 안 좋았다. 결국 확률 높은 결정을 하는 건 감독이기 때문에 실패를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장 1점 차 리드를 지켜야 하는 상황에서 막아낼 확률이 높은 가장 강한 구위의 투수를 선택해야 한다면 그 답은 고우석이라는 뜻이다.

LG는 4차전까지 2경기를 완전히 불펜전으로 치렀다. 선발 투수가 조기강판된 2·3차전에서 총 14이닝을 중간계투진이 맡았다. 가진 인원을 총동원 해 1이닝씩 짧게 끊어 맡기는 것이 LG가 시리즈를 치르며 드러내는 전략이다. 그 중에서도 고우석은 LG가 한국시리즈 전경기의 마지막을 맡기고 싶어하는 투수다.

KT 박병호가 지난 10일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8회말 LG 마무리 고우석 상대로 역전 2점 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연합뉴스



KT는 1·2차전에서 동일하게 유지했던 선발 라인업을 3차전부터 바꿨다. 6번 타자였던 배정대를 1번으로 옮기고, 3번에서 치던 알포드를 7번으로 이동시키는 큰 변화를 줬다. 타순 변동의 효과는 어느 정도 있었지만, KT가 결코 바꾸지 않는 한 자리가 4번 타자 박병호의 자리다.

박병호는 한국시리즈 들어 크게 부진하다. 4경기에서 15타수 2안타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대체 불가의 타자다. 딱 한 번만 터져도 그 파괴력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박병호 대신 4번 타자로 나설 수 있는 타자는 아무도 없다.

침묵하던 박병호는 지난 10일 3차전에서 이강철 감독의 그 믿음에 답했다. 5-5로 맞서던 8회말 2점 홈런을 때렸다. 고우석의 강속구에 두 번, 크게 헛스윙을 했지만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속구를 정확히 받아쳐 왼쪽 관중석으로 넘겼다. 맞은 순간, 친 사람도 보는 사람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었던 이 타구로 박병호는 한 번만 제대로 맞으면 얼마나 위력적인지를 다시 입증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KT의 홈런은 단 1개, 3차전에서 나온 박병호의 홈런이 유일하다. 박병호의 장타는 경기 흐름을 바꿔버리는 힘을 갖고 있다. KT 입단한 이후 늘 보여줬던 박병호만의 위력이기도 하다. KT는 지금 그 힘을 기다리고 있다.

어쩔 수 없이, 양 팀 ‘믿음’의 중심인 고우석과 박병호의 재맞대결은 다시 주목받는다. 13일 5차전부터도 둘은 가장 결정적인 순간 마주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3차전까지, 둘은 포스트시즌에서 통산 4타석을 마주했다. 박병호가 키움 소속이던 2019년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쳤고, 2020년 와일드카드결정전에서는 고우석이 삼진을 잡았다. 한국시리즈에서는 올해 처음 만났고 1차전에서 내야 땅볼, 3차전에서는 홈런이 나왔다. 4타수 2안타인데 안타 2개가 모두 홈런이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