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멍이는 사랑입니다”…日, 충견 하치코 탄생 100주년 기념

이승훈 특파원(thoth@mk.co.kr) 2023. 11. 12.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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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주인 돌아오기를 기다린 ‘하치’
11월로 탄생 100년 맞아 행사 열려
日 230만 오가는 도쿄 시부야 상징
하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하치 출생지인 아키타현 오다테시에 세워진 동상에 한 학생이 꽃다발을 걸어주고 있다. [닛케이]
죽은 주인이 돌아오기를 역 앞에서 기다리다 죽은 ‘하치(ハチ)’가 지난 10일로 태어난 지 100년을 맞았다. 주인에 대한 충성심이 높다는 의미에서 ‘공(公)’을 붙여 ‘하치코(ハチ公)’로 불리는 이 강아지의 100주년을 기념해 일본 전역에서 조촐한 행사가 진행됐다.

12일 도쿄 시부야역에는 하치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목에 꽃다발을 걸어주는 조촐한 행사가 열렸다. 이에 앞서 지난 8~10월에는 시부야구 향토박물관에서 하치코 특별 전시회가 열리기도 했다.

일본 국민개로 불리는 ‘아키타견’ 품종인 하치는 아키타현에서 태어나 생후 50일경 도쿄 시부야에 살고 있던 우에노 에이자부로 도쿄대 교수의 집에 살게 됐다.

우에다 교수는 시부야역에서 전철을 타고 도쿄대학으로 출퇴근했는데, 이때 마다 하치가 교수를 배웅하고 마중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925년 우에다 교수가 도쿄대에서 회의 후 급사하게 됐는데, 이후에도 10년 가까이 교수가 살아있을 때처럼 시부야역에 교수를 마중 나왔다고 해서 유명해졌다.

하치의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이를 기리기 위해 1934년 시부야역 광장에 동상이 만들어졌지만 이듬해 하치는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동상도 태평양전쟁 당시 금속이 부족했던 일본 정부가 이를 녹여 병기를 만들면서 사라지는 수모를 겪게 된다. 이후 1948년 지금의 동상이 만들어져 시부야 광장 중심부에 놓이게 됐다.

지난 10월 핼러윈 기간에 하치를 현수막으로 가린 모습. 현수막에는 ‘11월 1일까지 하치를 볼 수 없다’고 적혀 있다. [이승훈 도쿄 특파원]
하치의 동상은 시부야를 찾는 많은 현지인의 만남의 장소이자, 일본을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인기 있는 관광지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주말만 되면 하치 동상을 둘러싼 시부야 광장 일대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하치를 둘러싼 지역에 주말마다 사람이 몰리면서 지난달 핼러윈 기간에 사람 집중을 막기 위해 시부야구에서 하치 동상을 가려버리는 일도 있었다.

하치와 관련된 동상은 하치가 태어난 아키타현 오다테시에도 하나 있다. 시부야 역 동상과 비슷한 시기에 세워졌지만 이 동상 또한 태평양전쟁 당시 ‘금속 회수령’으로 쇳물로 녹여졌다가, 1987년에 지금의 자리에 다시 등장했다. 2012년에는 우에다 교수의 고향인 미에현 쓰시의 긴테츠히사이역 앞에 우에다 교수와 하치가 마주 보는 모습의 동상이 세워지기도 했다.

일본 도쿄 시부야역 광장에 있는 하치 동상. [도쿄 이승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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