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정하고 스스로 지키는 아이들[다함께돌봄센터 쌤들의 기분 좋은 상상]

기자 2023. 11. 12.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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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동딩동♪”

“선생님, 저희 왔어요!”

상기된 표정의 아이들이 약속한 오전 9시보다도 훨씬 더 일찍부터 하나둘씩 센터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외부 체험의 기회가 적었던 아이들이 손꼽아 날짜를 세어가며 기다리던 바로 그날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바로 국립과천과학관으로 외부 체험을 가는 날이다. 오랜만에 나서는 외부 나들이라 아이들로서는 마음이 설렐 만했다.

지난달 진행된 아동자치회의의 주제는 ‘여름방학 외부 체험 장소 정하기’였다. 워터파크, 키즈카페, 놀이동산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곳들이 차례로 후보에 올랐다. 하지만 이들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가장 많은 표를 받아 선정된 곳은 바로 국립과천과학관이었다. 아이들이 외부 체험 장소를 고심하며 의견을 모으는 과정에서 내놓은 얘기들은 꽤 신선했다.

“키즈카페는 좋기는 한데 식탁이 작아서 점심을 바닥에 앉아서 먹어야 해.”

“워터파크도 좋지만, 1학년 아이들도 있는데, 그들에게는 조금 위험한 곳 같아.”

“놀이동산은 여름에 덥지 않을까?”÷

이 외에도 더 다양한 의견을 발표하며 아이들 스스로 검토하고 투표해 선정했다. 이처럼 아이들 스스로 정한 장소에 놀러 가는 날이니 어떻게 기쁘지 않을 수 있을까? 일찍부터 준비하고 센터에 나와 깔깔대며 웃는 아이들이 천진난만해 보였다.

하지만 인솔자인 나는 아이들과 함께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이동 거리가 먼데 아이들이 보채지 않고 잘 견딜 수 있을까?’ ‘혹여나 무리에서 이탈하는 아이가 생기지는 않을까?’ ‘갑자기 아픈 아이가 발생하면 어쩌지?’ ‘오늘 하루 무사히 지나갈 수 있을까?’ 등등 온갖 걱정 때문에 밤잠을 설친 채 출근한 상태였다.

이렇듯 웃음과 걱정이 한데 섞인 출발 전의 아이와 나 사이에는 묘한 기류가 흘렀다. 그러나 아이들은 내 생각보다 훨씬 어르스러웠다.

과학관에 도착하자 아이들은 아동자치회에서 만든 약속대로 둘씩 짝을 지어 손을 잡고 줄을 섰다. 지난밤의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입장부터 상설관, 천체투영관 관람까지 아이들은 스스로 정한 약속을 지키며 무사히 외부 체험을 마무리했다.

센터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아이들에게 “오늘 어땠어?”라고 물으니 “공룡이 제일 좋았어요” “곤충으로 만든 피자도 봤어요” 등등 자신들이 관람하고 체험한 이야기를 여기저기서 들려주었다. 신이 난 목소리였다. 그리고 이어 들려오는 소리….

“선생님, 너무 즐거운 하루였어요. 겨울방학 땐 눈썰매장에 가요.”

“아니야, 겨울방학 땐 놀이동산 가야 해.”

오늘 체험이 마무리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다음 외부 체험 장소를 정하고 있는 아이들. ‘피식’ 하고 웃음이 나왔다.

‘그래, 다음 체험 장소가 어디든 너희가 정한 곳이면 우리 센터 쌤들은 언제든 함께할게!’

■아동권리보장원은?

다함께돌봄센터 등을 지원하는 아동권리보장원은 아동권리 증진, 돌봄, 아동보호, 자립지원 등 아동복지 정책과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개발·지원하는 아동권리 실현의 중심기관이다. 돌봄 사업의 효과적인 추진과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지원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김미영(다함께돌봄센터 고강은행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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