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5차전은 점과점의 대결···똘똘뭉친 LG와 벼랑끝 KT[이용철의 야구공감]
LG가 한국시리즈(KS) 4차전에서 승리하며 3승 1패가 됐다. 이제 정상등극에 단 1승만을 남겨두고 있다. 29년만의 한풀이까지 9부 능선을 넘은듯 하다.
11일 열린 4차전을 간단하게 복기하면 승리의 1등 공신은 김윤식이다. 속구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다. 두려움 없이 KT 우타자들과 승부했다. 변화구 구종이 많진 않지만, 체인지업과 슬라이더의 조합도 괜찮았다.
큰경기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다. 칠테면 쳐보라는 자신감이 보였다. 사사구가 1개 밖에 없다는 건 그만큼 도망가지 않고 정면 승부했다는 방증이다.
김윤식의 투구폼을 유심히 보니, 전체적으로 빠르거나 와일드하진 않았다. 그런데 팔 스윙이 유난히 빨랐다. KT 타자들이 타이밍 잡기 힘든 지점이 그곳에 숨겨져 있다. 4차전에선 LG타선도 잘했지만, 승리지분의 70%는 김윤식의 몫이라고 본다.
그리고 LG 투수진이 마운드에서 똘똘 뭉쳐있는게 보인다. 현재 LG의 가장 큰 힘이다. KS에 앞서 염경엽 감독은 플럿코 포기 선언을 했는데, 그게 국내 투수들에게 ‘우리가 나눠서 해야 한다’는 촉매로 작용했다.
그리고 KS 무대에 10명 이상 등판해 호투하며 자신감도 배가 됐다. 외인 에이스가 1명 빠지며 국내투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된 것. 모두 출전해야 한다는 준비 태세를 확실히 갖춘 모습이 4차전까지 드러났다.
투수는 얼마나 자기 공을 던지기 위해 철저하게 준비한 지가 경기에서 나타나는데, 지난 등판을 통해 1명씩 입증하고 있다.
승리지분에서 타자보다 투수쪽에 무게감을 두는 이유가 있다. 타자는 상대적이다. 투수에 따라 전술이 달라진다. 임기응변도 필요하다. 타자에게 맞는 투수도 있고 아닌 투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수동적 대응이다. 그래서 야구교과서에도 나오는 것처럼 진정한 공격자는 투수다.
투수는 타자를 상정하기에 앞서 자신의 것을 먼저 다진다. 타자에 따라 타이밍과 구종 계산은 하지만 우선 자신의 커맨드부터 잡지 못하면 무너진다. 투수에겐 자신이 원하는 리듬과 밸런스 유지가 최우선이다.
마운드에서 몸의 근육이 기억하고 익힌 중심이동, 릴리스포인트, 임팩트가 루틴대로 유지되어야 한다. 그래서 타자가 타석에서 투수와 싸운다면, 투수의 싸움은 마운드에 서기 전에 이미 시작된다고 봐야한다.
벤치의 마운드 운영도 치밀하다. 최원태를 예로 들어 설명하면, 염경엽 감독은 2차전에서 0.1이닝 2안타 2사사구 4실점으로 부진한 최원태를 4차전 9회에 등판시켰다.
6차전 선발로 내정하며 한차례 더 체크가 필요한 부분이 있었겠지만, 내년 시즌까지 내다본 구상이다. 만약 KS가 5차전에서 끝나면 최원태는 등판 기회가 없다. 2차전 부진으로 시즌을 마치면 최원태에겐 트라우마로 남게 된다. 최원태는 여전히 내년 LG마운드의 주요 축이기 때문에 기회를 준 의미도 있을거다.
LG타선 얘기도 해보자. LG는 매우 개성넘치는 선수들의 조합이다. 성향 뿐 아니라 타격 스타일도 그렇다. 이런 선수들이 물이 올랐다. KS 3연속경기 홈런을 때려낸 오지환은 그림같은 타구 궤적을 그려내고 있다. 그의 손목에 대해 여러번 언급했지만, 오른 손목이 덮이지 않는게 최상 컨디션이다.
문보경과 홍창기도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김현수도 한 방씩 때려내며 힘을 더하고 있다. LG는 1차전 패배후 2차전에서 1회 최원태의 4실점으로 2연패 위기와 직면했다. 그때만 해도 ‘LG는 29년이 아니라 290년이 지나도 우승 못 하겠구나’라는 한탄이 나왔다.
그러나 불펜이 막아주고 타선이 힘을 내며 역전했다. KS와 같은 큰경기를 통해 더이상 모래알 조직이 아닌 끈끈한 찰떡 조직으로 거듭나고 있다.
백척간두의 KT는 이제 5차전에서 배수의 진을 쳐야한다. 승기가 LG쪽으로 넘어간 느낌이지만, KT의 반전 드라마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2013년 1승 3패후 3연승으로 우승을 차지한 삼성의 예도 있다.
벼랑끝 반전과 2021년 이후 2년만의 정상 탈환의 불씨를 되살리기 위해 선발 고영표가 우선 지켜주는 야구를 해야한다. 그는 지난 7일 1차전에 6이닝 2실점(1자책)으로 LG타선을 잘 묶었다. 현재 LG타선은 누가 올라와도 막기 힘든 기세기에 고영표의 어깨가 무겁다.
고영표는 낙폭이 큰 구종을 구사한다. 그를 상대하는 타자는 종으로 떨어지는 점을 찾아 타격해야 한다. 횡으로 떨어지면 타자들도 몇번의 경험으로 찾아내지만 종으로 떨어지면 타격하기가 쉽지 않다. 고영표가 앞세울 전략 포인트다.
LG선발은 1차전에서 고영표와 맞붙었던 켈리다. 그도 첫 경기에서 6.1이닝 2실점(1자책)으로 호투했다. 켈리의 피칭 템포는 빠르다. 장점인 슬라이더도 궤적이 횡이 아닌 종적이다. 고영표와 마찬가지로 점과 점의 싸움에서 우위를 점해야 승산이 높아진다.
물론 두 투수의 투구스타일은 상이하다. 켈리는 빠른공도 가지고 있기 때문. 켈리가 주도권 싸움에서 우위를 점한다면, KT타선은 비례해서 조급해질 것이다. 끌고갈 것인가 끌려갈 것인가의 싸움이 예상된다.
또한 염경엽 감독은 마무리 고우석에 대한 준비도 해야한다. 팀전체의 그림을 봐야하고 선수개인의 기를 살리는 부분도 있기에, 마무리는 고우석 그대로 갈 것이다.
그러나 3차전에서 이정용을 마지막에 올린 것처럼, 여차하면 박빙상황에서 LG의 마지막 투수는 바뀔 것이다. 고우석이 올라가서 흔들리면 벤치는 냉정하게 다른 투수로 교체할 것이다. 결국은 우승이 목표다.
스포츠서울해설위원·체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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