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스캠' 4년새 4배 늘었는데···처벌·통계·피해구제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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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청조 혼인 빙자 사기, 마포 20대 여성 추락사 사건 등 연애 감정을 유발해 금품을 요구하는 이른바 '로맨스 스캠' 범행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형사 전문 변호사인 곽준호 법무법인 청 대표 변호사는 "직접 만나보지 못한 상대방이 SNS 등을 통해 돈을 요구하면 로맨스 스캠을 의심해야 한다"며 "최근에는 연애의 감정 뿐만 아니라 형사구금이나 감금, 인도적 목적 등 도의적인 감정을 자극하는 사례도 많아 어떤 명목이건 해외로 돈을 송금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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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감정' 앞세워 사기행각···올 88건 피해 상담
코로나 이후 다양한 수법 등장··· 투자사기 결합도
별도 범죄 분류 기준 없어 피해규모 집계도 어려워
처벌 수위도 불분명···피해자 구제안은 국회 계류중
전청조 혼인 빙자 사기, 마포 20대 여성 추락사 사건 등 연애 감정을 유발해 금품을 요구하는 이른바 '로맨스 스캠' 범행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로맨스 스캠은 범인을 특정하기도 어렵고, 피해 금액을 돌려받기도 힘들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12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로맨스 스캠' 관련 상담 건수는 지난 2019년 22건에서 올해는 88건으로 크게 늘었다. 국가정보원이 추정한 피해액도 2020년 3억 2000만 원에서 지난해 39억 6000만 원으로 13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로맨스 스캠은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허위로 프로필 사진 등을 꾸미고 이성에게 환심을 산 뒤 금품을 요구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은행 계좌나 신용카드 비밀번호를 알려 달라고 하거나 여권, 개인정보 등에 접근하는 경우도 있다.
로맨스 스캠은 코로나19 이후 SNS 등을 통한 개인간 비대면 접촉이 늘어나면서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익명 채팅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통해 친분을 쌓은 뒤 금전적인 도움을 요청하는 방식이었다. 또한 미군이나 해외 파견 의사 등의 사진을 도용해 '이 곳은 위험하니 한국으로 가고 싶다'며 항공비 등을 요구하는 사례도 있었다.
최근에는 더욱 다양한 수법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사기 목적으로 제작된 사설 거래소에 투자를 유도하는 투자사기형 로맨스 스캠이 대표적이다. 피해자에게 접근해 투자금을 회수해주겠다며 다른 사이트에 투자를 권유하는 2차 사기도 횡행하고 있다.
남성 재력가 행세를 하며 펜싱 국가대표 출신 남현희씨와 결혼을 발표하고, 투자 사기를 친 여성 전청조(27)씨 사건이 로맨스 스캠 사례로 지목되고 있다. 다만, 수사 당국은 전씨와 남씨의 범행 공모 여부도 들여다 보고 있다.
지난 3일에는 '특정 사이트에 일정 금액을 입금하면 자신이 보유한 수천만 원 상당의 포인트를 찾을 수 있다'며 접근한 남성에게 속아 90만 원의 피해를 입은 20대 여성이 서울의 한 경찰서에서 투신하는 충격적인 사건도 발생했다.
이처럼 로맨스 스캠과 관련한 피해자 사례는 늘어나고 있지만, 별도의 분류 기준이 없어 정확한 피해 규모가 집계되고 있지 않고 처벌 수위도 불분명하다. 전자금융거래법 적용을 받는 보이스피싱 범죄의 처벌 수위가 비교적 강한 것과는 반대되는 상황이다. 로맨스 스캠 피해자 구제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다중 사기 범죄 방지법'이 발의됐지만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다.
피해자 구제도 어렵다. 통상 로맨스 스캠 사기꾼들은 주로 해외 서버에 기반을 두고 피해자에게 연락을 취하기 때문에 용의자 특정이 까다롭다. 또한 추적이 힘든 가상화폐 등이 해외로 유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피해 금액 환수도 어렵다.
형사 전문 변호사인 곽준호 법무법인 청 대표 변호사는 "직접 만나보지 못한 상대방이 SNS 등을 통해 돈을 요구하면 로맨스 스캠을 의심해야 한다"며 "최근에는 연애의 감정 뿐만 아니라 형사구금이나 감금, 인도적 목적 등 도의적인 감정을 자극하는 사례도 많아 어떤 명목이건 해외로 돈을 송금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채민석 기자 vegemi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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