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부터 2위까지 잃을 것 없었던 KT, ‘역전의 명수’의 질주 이대로 멈출 순 없다

김하진 기자 2023. 11. 1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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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는 KT 선수단. 정지윤 선임기자



KT ‘마법’의 힘이 여기까지인 걸까.

KT는 지난 11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LG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4-15로 졌다. 1차전에서 3-2로 승리하며 호기롭게 시리즈를 시작했던 KT는 시리즈 전적 1승3패로 한국시리즈 종료를 눈앞에 두고 있다. 1패만 더하면 KT의 질주는 한국시리즈 준우승에서 멈춘다.

하지만 좌절하기에는 이르다. 올시즌 내내 ‘역전의 명수’의 면모를 보였던 KT였기 때문이다. KBO리그 10번째 팀이었던 KT는 10구단 체제에 접어든 이후 유일하게 최하위에서 한국시리즈까지 오른 팀이다.

KT는 6월을 맞이할 때까지만해도 순위표 가장 아래에 자리했다. 하지만 6월 승률 15승8패 승률 0.652로 같은 기간 10개 구단 중 가장 높은 성적을 기록하며 반등했다. 그리고 점차 순위를 끌어올린 뒤 시즌 말미에는 선두 싸움에 뛰어들 정도로 ‘기적’ 같은 결과를 냈다.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로 직행한 KT는 돌풍을 이어갔다. 와일드카드결정전,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플레이오프까지 오르며 기세가 오른 NC를 상대로 시리즈를 뒤집었다. 1, 2차전을 모두 내줬던 KT는 오히려 원정 구장인 창원NC파크에서 3, 4차전을 가져온 뒤 5차전에서 홈으로 돌아와 한국시리즈 티켓을 기어이 따내고 말았다.

이같은 리버스 스윕의 원동력으로 KT 선수들은 정규시즌 역전을 한 경험을 꼽는다.

베테랑 황재균은 플레이오프에서 2패를 떠안은 뒤 선수단에게 “올시즌 우리가 꼴찌부터 2위까지 올라오면서 잘 했는데 그게 사라지는 게 아니다. 할 수 있는 팀이다. 의기소침하지 말자”라는 말로 독려를 했다.

한국시리즈에 올라온 뒤에도 KT 선수들은 크게 긴장하지 않았다. KT만이 가진 힘을 믿기 때문이다.

대타 요원 김민혁은 “선배님들이 우리가 꼴찌에서 2등, 그리고 가을야구도 리버스 스윕으로 왔는데 얼만큼 더 잘하려고 그렇게 부담감을 가지냐라고 말하곤 한다. 잘 했으니까 즐기자고, 다 내려놓고 하자는 말씀들을 많이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아직 KT가 시리즈를 즐길 기회는 남아있다. 이강철 감독은 4차전을 마친 뒤 “어차피 벼랑 끝”이라며 “플레이오프도 2패를 한 뒤 3연승 했다. 좋은 기운이 올 수도 있다. 준비 잘해서 꼭 이기겠다”고 말했다. KT는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5차전에서 다시 역전을 노린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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