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놓고 괴롭혀도..."신고하기도 겁나" 후퇴하는 '직장 갑질'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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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 등 일터에서의 갑질 문화가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설문 결과는 지난 1년 사이 휴식, 평가, 위계, 소통 모든 부문에서 조직문화가 오히려 후퇴했으며, 직장 내 괴롭힘 예방과 대응 수준이 악화됐다라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며,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직장 내 괴롭힘 예방, 신고 단계부터 사후조치까지 모든 단계의 지표 점수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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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이사에게 수년 동안 괴롭힘을 당했는데 더 이상 못 버티겠어서 이제 신고하려고 합니다. 폭언과 일 떠넘기기는 물론이고 명절 때마다 돈을 걷어 자신에게 선물을 하도록 강요합니다. 직원들이 자의적으로 선물하는 게 아닙니다."(2023년 11월 접수 사례)
"교수님 소개로들어간 회사에서 올해 3월부터 하루 12시간 근무 초과, 주 52시간 초과, 8시간을 초과하는 근무를 수당도 받지 못하고 했습니다. 견디지 못하고 사직서를 제출하자 까불지 말라고 협박하고, 회사 내규 때문에 어차피 1달은 더 다녀야 한다고했습니다. 이에 제가 그만둔다는 말은 지난달부터 했는데 회사 개규가 법보다 위에 있냐며 따지자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어른한테 무슨 말이냐며 화를 냈습니다."(2023년 11월 접수 사례)
"필요한 서류 요건을 다 갖춰서 병가 신청을 했는데 가해자가 '악의적인 병가 사용에 대한 주의사항'을 회사 공지사항에 올렸습니다. 사무실 한 가운데서 '그 대학원 나온거 맞냐. 증명해봐라'라고 의심하고 1시간이 넘도록 추궁하기도 했습니다."(2023년 11월 접수 사례)
직장 내 괴롭힘 등 일터에서의 갑질 문화가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 예방, 신고 단계부터 사후조치까지 모든 단계의 지표 점수가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특히, 괴롭힘을 신고한 신고자의 신원 보호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가 전년도와 비교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직장갑질119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9월 4일부터 11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직진단 지수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올해 점수가 60.7점으로 나타나 전년도(68.7점)보다 8점 하락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조직진단 지수는 조직의 만족도를 평가하는 영역(휴식, 평가, 위계, 소통)과 직장 내 괴롭힘 예방 및 대응을 평가하는 영역(예방, 대응, 사후조치) 25개 설문 문항을 5점 척도로 조사한 것으로, 점수가 낮을수록 조직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올해 25개 진단 지표 중 점수가 오른 지표는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전년 대비 10점 이상 점수가 낮아진 지표도 8개에 달했는데 이 중 7개가 직장 내 괴롭힘 예방대응 부문이었습니다.
특히, '직장 내 괴롭힘 신고자 신원 보호'를 의미하는 보호2 유형 점수는 51.7점으로 전년대비 12.5점이나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외에도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한 이후 복귀해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어려울 것이다' 54.6점(전년비 11.9점 하락),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이 인정되었을 때 행위자에게 합당한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54.7점(11.6점 하락),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한 이후에도 회사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57.1점(11.0점 하락),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했을 때 불이익을 당할 것 같다' 55.7점(10.8점 하락) 등이 큰 폭 하락했습니다.
조직문화 부문에서는 '임원이나 상사에 대해 예의나 의전을 강요하는지' 여부를 수치화한 의전 유형 점수가 59.3점으로 전년 대비 10.4점 하락했습니다.
직장갑질119는 "2023년의 일터는 2022년의 일터보다 괴롭힘을 신고하기에 더 위험해졌고, '잘 모시라'는 임원과 상사의 갑질은 더 심해졌다는 의미"라고 해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설문 결과는 지난 1년 사이 휴식, 평가, 위계, 소통 모든 부문에서 조직문화가 오히려 후퇴했으며, 직장 내 괴롭힘 예방과 대응 수준이 악화됐다라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며,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직장 내 괴롭힘 예방, 신고 단계부터 사후조치까지 모든 단계의 지표 점수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조직 내 괴롭힘 예방 대응 시스템 붕괴는 괴롭힘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일터 내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사업장 규모, 고용형태, 업종을 불문하고 모든 사업주의 당연한 책무가 될 수 있도록 관련법 적용 대상을 확대하고, 노동시간 연장이 아닌 일 가정 양립과 휴식권 보장을 위한 제도적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이번 조사는 경제활동인구조사 취업자 인구비율 기준 비례배분에 따라 조사 대상에 구조화 된 설문지를 제공한 온라인 조사 방식으로 이뤄졌습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포인트입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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