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검찰과의 전쟁’ 종착점은 12월말 ‘김건희 특검법’ 통과
더불어민주당이 ‘검찰과의 전쟁’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검찰 특수활동비 삭감을 예고하고, 이른바 ‘비리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도 시동을 걸었다. 그러면서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 일가 등 ‘살아있는 권력’은 수사하지 않는다고 여론전을 펴고 있다. 최종적으로 오는 12월 ‘김건희 특검법’을 통과시켜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권심판론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12일 입장문을 통해 “‘김건희 여사 무죄제조기’ 김영철 검사의 봐주기 수사 실체도 앞으로 진행될 ‘김건희 특검’으로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친윤(친윤석열계) 사단’ 김영철 검사가 이끌었던 반부패수사2부는 지난 3월 (김 여사가 연루된) 코바나콘텐츠 ‘대기업 협찬’ 의혹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시작으로 삼성전자의 아크로비스타 뇌물성 전세권 설정 의혹, 도이치파이낸셜 주식 저가 매수(뇌물수수) 의혹도 모조리 무혐의 처분했다”며 “반부패수사2부에 있던 김 검사는 최근 대검찰청 반부패1과장으로 영전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검찰이 김건희 여사 오빠인 김진우씨의 ‘경기도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노골적으로 봐주기 수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전날 입장문에서 “지난 5월 경찰은 윤 대통령 처가가 연루된 ‘양평 공흥지구 개발 비리’ 의혹 수사를 마치고 김진우 대표 등 관계자들을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은 유독 김진우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은 반복해서 반려해버렸다”며 “김진우 수사를 담당한 이정화 검사는 지난 9월25일 수원지검 여주지청 형사부장검사에서 수원지검 형사제5부 부장검사로 영전했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이 정권에선 대통령 가족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하면 자리로 보답한다”며 “명백한 검찰권 오용이자 인사권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총장 재직 기간(2019~2021년)에 검찰 특활비가 전용됐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총 65개 중 55개 검찰청에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특활비 예산 잔액을 국가에 반환하지 않고 이듬해에 돌려 사용했다”며 “이런 식으로 검찰 일부 자료만 분석해 파악한 금액이 총 2억7000만원에 달하는데도 대검찰청은 그간 전국 65개 검찰청이 반납한 특활비 불용액을 0원으로 국회 보고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검찰 특활비를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국민 혈세를 쌈짓돈으로 여긴 검찰 특활비를 반드시 뿌리 뽑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비리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도 재추진하고 있다. 민주당은 고발 사주 의혹을 받는 손준성 검사와 위장전입·불법 신원조회 등 의혹을 받는 이정섭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다음 달 1일 본회의에서 표결할 계획을 세웠다. 조 사무총장은 “여당의 검사 탄핵 방해로 검사들의 부정부패 엄단이 지연되고 있다”며 검찰에 두 검사에 대한 직무 정지·업무 배제를 요구했다.
민주당이 ‘검찰과의 전쟁’에 돌입한 것은 다음달로 예정된 이른바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대장동 50억원 클럽) 본회의 표결을 겨냥한 여론전 성격에 가깝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김 여사 특검법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 정권심판론이 거세질 수 있다고 본다. 유권자 10명 중 6명이 ‘김 여사 특검법’에 찬성한다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그 근거다. 한 민주당 초선 의원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살아있는 권력도 성역 없이 수사하겠다’는 자신의 말을 스스로 뒤집는 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전날 KBS 라디오에서 “만약 12월 말에 김 여사 특검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 스타 검사 윤 대통령의 가장 큰 자산인 공정과 상식이 상당히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쌍특검법안은 지난 4월27일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됐으며 법제사법위원회 심사(최장 180일)와 본회의 심사(최장 60일) 기간을 거치면 12월27일부터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수 있다.
다만 잦은 탄핵소추와 검찰 관련 공세로 유권자들의 피로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내부 우려도 있다.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국민의힘이 경기 김포 서울 편입 등 정책적 무리수를 막 던졌다면, 우리는 오로지 탄핵만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지난 9일 BBS 라디오에서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믿고 계속해서 근육질 자랑하는 것에 대해선 찬성하지 않는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사건’ 수사팀장인 이정섭 검사에게 ‘보복성 탄핵’을 시도한다고 맞섰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해당 검사가 이 대표 관련 수사를 하지 않았더라도 탄핵소추의 대상이 됐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강혜경 “명태균, 허경영 지지율 올려 이재명 공격 계획”
- “아들이 이제 비자 받아 잘 살아보려 했는데 하루아침에 죽었다”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수능문제 속 링크 들어가니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메시지가?
- 윤 대통령 ‘외교용 골프’ 해명에 김병주 “8월 이후 7번 갔다”···경호처 “언론 보고 알아
- 이준석 “대통령이 특정 시장 공천해달라, 서울 어떤 구청장 경쟁력 없다 말해”
- “집주인인데 문 좀···” 원룸 침입해 성폭행 시도한 20대 구속
- 뉴진스 “민희진 미복귀 시 전속계약 해지”…어도어 “내용증명 수령, 지혜롭게 해결 최선”
- 이재명 “희생제물 된 아내···미안하다, 사랑한다”
- ‘거제 교제폭력 사망’ 가해자 징역 12년…유족 “감옥 갔다 와도 30대, 우리 딸은 세상에 없어